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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폭력부터 가해자 맞신고까지…‘학폭 피해자·가족’ 고통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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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재단 관계자 등이 착석해 있다. ⓒ투데이신문<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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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재단 관계자 등이 착석해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학폭은 피해 학생뿐 아니라 그 가정의 일상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학교폭력 피해 가족의 고통을 지원할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피해학생 보호자 김은정(가명)씨)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거나 자해 충동을 경험하는 등 고통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가해자가 쌍방신고하는 등 법적 분쟁도 증가해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푸른나무재단(이하 재단)은 2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재단 본부에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단은 “학교폭력은 지금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복합피해를 유발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고통이 역대 최고치로 나타난 가운데, 쌍방신고를 중심으로 분쟁이 과열되는 등 안전한 교육의 장이 돼야 할 교실이 법적 분쟁의 온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단은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590명, 올해 5월 22일부터 6월 28일까지 보호자(학부모) 3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학생의 3.5%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가 4.9%로 가장 높았으며, 중등 1.7%, 고등 1.2%였다.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 정도를 묻자, 응답자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7년 같은 문항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더욱이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거나 자해 충동 경험률은 지난 2021년 26.8%, 지난 2022년 38.8%, 지난해 39.9%로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초등학교 피해학생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거나 자해 충동 경험률은 전년 대비 38.4% 늘면서 학교급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피해 학생의 과반수(52.2%)는 ‘학교폭력 피해가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 비율은 전년(34.5%)의 1.5배 증가한 수치다. 또 피해학생 48.8%는 가해학생에게 사과받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 측은 피해자의 신고에 사과가 아닌 맞신고를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 대상 인식 조사 결과,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가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쌍방 신고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재단의 학교폭력 상담 전화 중에서도 법률상담 요청 비율이 10년 전의 2.9배인 11.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쌍방 신고를 중심으로 법적 분쟁이 늘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례가 증가한 이유로 재단은 학교폭력이 생활기록부에 반영되는 데 이어 대학입시까지 적용되다 보니 더욱 민감하고 예민한 문제가 되면서 가해자 측이 맞고소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자가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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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자가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재단은 피해학생 보호자가 정서적 어려움과 경제적 부담이 큼에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제도적 도움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조사에서 피해 학생 보호자의 98.2%는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했으며, ‘경제적 부담을 경험했다’(75.2%), ‘본인 또는 배우자의 생업에 지장을 경험했다’(73.4%)는 응답도 많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김씨는 “아이의 상태가 불안하다 보니 잠시라도 집을 비울 때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밤에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며 “아이의 회복을 돕고자 생업도 중단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잇따랐다”고 토로했다.

재단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SNS상 사이버폭력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도 요구했다.

재단이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사이버폭력의 확산과 사이버 성폭력 및 도박 증가가 파악됐다. 더욱이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학교폭력 피해학생 집단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거나 자해 충동 경험률은 45.5%로 사이버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학교폭력 피해학생 집단(34.0%)에 비해 10%p이상 높게 나타났다.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학교폭력의 98%가 사이버폭력과 연동됐고, 플랫폼기업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사이버 폭력이 교묘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플랫폼기업들이 사회적 비판을 적극 수용하고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재단은 플랫폼기업이 유해 콘텐츠를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유해 콘텐츠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민관 협동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교육당국에 △피해학생 보호조치 적극 부여 △피해학생 전담지원센터 확대 설치 및 운영 △학령기 유가족 위한 지원 마련 △생활형 갈등 해결 역량강화 교육 추진 △관계회복 프로그램 정례화 △피해학생 보호자 위한 경제적 부담·관계 위축 해소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 △학교폭력 전담지원관 제도의 실효성 확보 등을 촉구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학교폭력 예방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투데이신문<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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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 본부에서 진행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학교폭력 예방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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