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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언어에서도 ‘대만 독립’ 대충돌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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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이 언어 문제에서도 대만의 ‘대만 독립’ 슬로건으로 촉발된 갈등이 무색한 대충돌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를 주요 뉴스로 보도한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보도만 봐도 잘 알 수 있다./CCTV.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대만의 방언인 민남어의 공식 명칭을 놓고 마치 ‘대만 독립’ 문제로 대충돌하는 것과 거의 유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당강(黨綱)인 ‘대만 독립’ 구호가 불러온 30여년 가까운 양측 간의 갈등이 이제는 더 한층 업그레이돼 언어 문제에서도 데자뷔가 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대만은 지리적으로 중국의 푸젠(福建)성을 마주보고 있다. 때문에 지역의 방언이 푸젠성 주민들이 사용하는 민남어와 똑 같다. 중국처럼 베이징 일대의 보통화(普通話)가 공용어이기는 해도 상당수 대만인들이 평소에는 민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대만 정부 역시 민남어가 보통화의 위세에 눌려 사어(死語)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안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2010년부터는 매년 8월에 ‘민남어언어능력인증고시’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도 있다. 문제는 올해의 경우 민진당 정부가 이 시험의 명칭을 ‘대만대어(臺語)언어능력인증고시’로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얼핏 보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만 독립’이라는 말만 들어도 펄쩍 뛰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무척이나 나쁠 엄청난 대사건이라고 해야 한다. 민남어를 대만대어로 부르는 것 자체가 ‘대만 독립’에 대한 대만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본다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벌써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우선 대만 담당 부서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즉각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오전 열린 정례 브리핑에 나온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의 입을 통해 “대만 민진당이 정말 코미디 같은 짓을 다시 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이 탈중국화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의 논조는 더욱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만이 이제 주화입마(走火入魔·통제 불가능한 혼수상태)에까지 빠져들고 있다. 바보 같은 짓을 그만 멈춰야 한다”, “대만 주민들도 가소롭게 생각하는 짓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대만 민진당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아예 노골적이라고 해도 좋다. 너 나 할 것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끝까지 매를 버는 행동을 하면 중국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는 글들을 올리고는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주장하고 있다.

대만 현지에서도 민남어를 대만대어로 바꾸겠다는 민진당 정부의 계획이 마냥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제1 야당인 국민당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예컨대 차기 총통 후보 1순위로 손꼽히는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 같은 경우는 “민진당의 헛소리가 대만인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있다”면서 계획의 당장 중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만 민진당 정부가 물러설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향후 양안의 갈등이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것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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