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액션도 터지고 웃음도 터진다. ‘데드풀’ 그 자체인 라이언 레이놀즈와 영원한 ‘울버린’ 휴 잭맨의 만남도 놓칠 수 없는 ‘필람’ 포인트다. 단 관련 시리즈 복습은 물론, 핵심 설정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한 점은 진입장벽이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감독 숀 레비)이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데드풀과 울버린’은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 분)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휴 잭맨 분)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2019년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데드풀’ 시리즈와 ‘엑스맨’ 시리즈의 영화판권을 갖고 있던 20세기폭스를 인수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입성해 선보이는 첫 ‘데드풀’ 시리즈이자, 마블 스튜디오 최초의 R등급(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프리 가이’ ‘리얼 스틸’ ‘박물관은 살아있다’ 시리즈 등을 통해 뛰어난 상상력과 그 안에 담긴 휴머니즘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숀 레비 감독이 연출을 맡고 ‘데드풀’ 캐릭터와 완벽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시리즈의 흥행을 이끈 라이언 레이놀즈가 다시 한번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영원한 ‘울버린’ 휴 잭맨이 합류해 역대급 시너지를 완성한다.
MCU 세계관 안에 ‘울버린’이란 무기를 더해 ‘데드풀’다운 방식으로 녹아든다. 우선 새로운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시리즈 특유의 개성과 매력을 잃지 않는다. ‘병맛’ 개그는 더 강력해졌고 풍자도 거침없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답게 욕설과 잔인한 장면이 난무하지만 그것 역시 ‘데드풀’스럽다.
데드풀이 엔싱크(N Sync)의 ‘바이 바이 바이(Bye Bye Bye)’에 맞춰 잔혹한 액션과 현란한 춤 실력을 선보이는 오프닝 시퀀스에는 결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데드풀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겨있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스크린 밖 관객들에게 거침없이 말을 걸거나 마블은 물론이고 20세기폭스에 대한 험담도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도 우리가 사랑하는 ‘데드풀’을 확인할 수 있다.
‘울버린’이란 새 무기도 강력하다. 25년 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로건’의 유산이나 ‘울버린’ 캐릭터에 흠집을 내지 않으면서도 ‘B급’ 정서 가득한 이 세계관 안으로 영리하게 끌고 들어와 반가우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안긴다. ‘유머’라곤 찾아볼 수 없던 ‘울버린’을 보며 배꼽잡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너무 다른 성격 때문에 시종일관 부딪히던 두 히어로가 진정한 팀이자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전개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건드린다. 액션이 주는 쾌감 역시 업그레이드한다.
‘데드풀’ 그 자체인 라이언 레이놀즈는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부터 강렬한 액션, 보고 또 보고 싶은 댄스 실력까지 꽉 찬 매력으로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휴 잭맨도 묵직한 존재감에 새로운 매력까지 더해 ‘최고의 울버린’을 완성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두 배우의 앙상블도 흠잡을 데 없다.
다만 영화를 더욱 확실하게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데드풀’ 시리즈와 ‘엑스맨’ 시리즈의 복습이 필요하다. 또 MCU 페이즈 4부터 핵심 콘셉트로 자리 잡은 멀티버스와 이를 관리하는 TVA, 시간선 등 복잡하고 어려운 설정에 대한 사전 지식도 요구된다. 러닝타임 128분, 오늘(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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