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
정신아, 신사업 및 비전 제시할까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되면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실상 카카오를 홀로 이끌게 된 정 대표가 향후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올해 3월 카카오 대표로 취임한 정 대표는 상반기가 마무리된 지금까지 특별한 신사업 계획 등을 발표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카카오가 정 대표를 선임한 배경도 카카오벤처스 대표 당시 그의 사업 성과와 리더십을 카카오에 이식해 강력한 경영 쇄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무엇보다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수십조원을 투자해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카카오는 올해 안에 새로운 AI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했을 뿐, 출시 일정은 물론 서비스의 방향성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 등에 밀린 ‘카카오TV’가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며 철수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물론 정 대표는 AI 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한 후 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출범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1년 이상 AI 서비스 공개가 미뤄졌지만,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며 “카카오는 올해 새로운 AI 서비스 출시를 공언했지만, 김 위원장 구속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김 위원장 구속으로 ‘중심축’이 사라진 카카오는 변화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총수 부재로 사실상 그룹 전반의 주요 의사결정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대형 M&A(인수합병)는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기존 사업을 조금 더 확장하거나, 일부 서비스를 종료해 효율화에 집중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우려에도 카카오는 총수 공백을 최소화해 경영 정상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대표 역시 지난 18일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등이 모인 임시 그룹 협의회에서 “엄중한 현실 인식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업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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