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 총 298kg 가운데 141kg(47%)은 동남아에서 유입됐다고 23일 관세청이 밝혔다. 국가별로는 태국 76kg, 말레이시사아 23kg, 베트남 16kg 등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서도 마약이 국내로 유입됐다. 작년 상반기에도 국내 적발 마약 329kg 중 169kg(51%)이 동남아에서 들어온 물량이었다.
동남아 마약이 한국으로 몰리는 이유는 ‘마진(가격 차이)’이 크기 때문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필로폰 1g은 태국에서 13달러(1만6000원·2022년 기준)에 거래되지만 같은 물량이 한국에 들어오면 30배 이상 높은 450달러(62만원)에 판매된다. 미국 내 필로폰 1g 거래 가격(44달러)보다 한국 내 가격이 10배 이상 높은 것이다. 마약 수사 경험이 있는 경찰 관계자는 “필로폰 1kg을 태국에서 1800만원에 사서 한국에서 5억6000만원에 팔 수 있다”면서 “마약 범죄자들이 한국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마약을 들여오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거의 매달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 캄보디아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려던 한 여행객은 복대에 필로폰 1.1㎏를 두르고 있다가 붙잡혔다. 2월에도 라오스발 여행자의 캐리어와 백팩, 핸드백에서 필로폰 2.95㎏이 적발됐다. 또 3월에는 필로폰 1.94㎏를 담아 캐리어에 국내로 들여오려던 말레이시아 여행객이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한국인이 마약 운반책으로 나섰다가 처벌되기도 한다. 여성인 A씨(30)와 B씨(30)는 마약을 한국으로 들여오면 1000만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운반책으로 활동한 혐의로 각각 징역 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인천공항세관은 여행객으로 위장해 마약을 국내로 들어오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0년 여행객을 통해 마약 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는 311건이었다. 이후 2021년(83건)과 2022년(112건)에 이어 지난해 177건으로 다시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에도 81건이 적발됐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물통이나 로션통 등에 담아 오더라도 질량과 밀도 등을 분석하면 마약 반입 여부 판별이 가능하다”라며 “마약 탐지 스캐너, 마약 탐지견 등을 활용해 밀반입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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