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뇌연구원은 이동하 인지과학연구그룹 선임연구원이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멀티모달 뇌 영상 백질 패턴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알츠하이머병 학회 저널’에 7월 게재됐다.
신경 섬유로 구성된 뇌의 백질(white matter)은 기능 정보를 전달하는 일종의 뇌 속 ‘통신망’이다. 사람의 인지 및 운동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각종 기능 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백질 이상을 일찍 찾아낼 경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아밀로이드 PET(양전자 단층활영) 등으로 뇌영상을 촬영해 백질 신호를 분석할 수 있지만, 이러한 분석의 실제 효능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한국뇌연구원 공동연구팀은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혁신형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킹 컨소시엄’을 통해 인체 자료를 확보했다. 454명의 뇌 MRI와 아밀로이드 PET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질 패턴을 파악했다. 이어 개별 뇌의 전체 백질을 3차원 공간 모형으로 재구성한 뒤, 360개 뇌 기능 영역을 보여주는 휴먼커넥톰프로젝트 뇌지도를 활용해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고도화 백질 패턴만을 추출해 인지 장애 여부를 88% 이상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여부는 77% 이상 예측했다. 또 사람마다 다른 백질 패턴이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 및 인지 기능의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이동하 선임연구원은 “인지장애 여부 및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데 백질의 고도화 패턴 분석 기술을 활용한 건 새로운 지점”이라며 “향후 백질을 이용한 노화 연구에 유용한 분석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창형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혼자 거주하거나 보호자와 왕래가 적은 노인이 늘어나는데, 환자의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성 치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1시간 이상 정밀검사가 필요했다”며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임상 진료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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