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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칼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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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칼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3주 후면 한미일 3국 안보협의체가 출범한 지 1주년이 된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에 따르면 특정 국가들이 동맹이나 안보협의체를 발족해 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협 인식’을 공유한다는 데 있다. 한미일 3국은 2023년 8월 18일 미국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3국 안보협의체를 발족시켰다. 이는 최근 거세지고 있는 북중러 수정주의 국가 진영(鎭營)의 도전을 공통된 위협으로 인지하고, 긴밀한 3국 안보협력을 통해 이러한 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데 따른 것이다. 3국 모두 자유주의 국가라는 정체성이 뚜렷하고, 북중러의 연대 강화와 역내 안보 질서 변경 시도를 핵심 국가이익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질서의 변혁기가 도래하면서 세계의 분쟁지역 대부분은 신냉전의 진영논리에 함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의 승리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과 같은 수정주의 진영 국가의 승리이고 자유주의 진영 국가의 큰 손실이다. 이러한 진영논리는 대만해협이나 한반도, 심지어 중동의 분쟁에도 적용된다. 유럽·중동·아시아 세 지역의 전선은 다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모두 기존의 질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를 수정해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다시 쓰려는 수정주의 국가 진영과 이에 맞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자유주의 국가 진영의 싸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신냉전의 진영화 추세는 더 강화될 것이고 진영 간의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냉전의 진영화는 동북아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진영화가 도드라지지 않았던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중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시늉조차 안 한다. 오히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싸고 도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7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4년 5개월 만에 재개된 한일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을 배려하는 모습은 역력했다. 중국의 반대로 비핵화에 관련된 항목은 공동선언에 아예 들어가지도 못했다. 러시아는 자신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찬성해 통과시킨 유엔 대북 제재결의안 무력화에 앞장서고 있다. 신냉전의 진영 대결은 북핵 위협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북중러는 한미일이 안보협의체를 구성해 연대를 강화했기 때문에 북중러가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북한 김성 유엔대사는 2023년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미일한(美日韓) 삼각군사동맹을 수립함으로써, 동북아시아에는 신냉전 구도가 들어서게 되었다”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신냉전의 구도는 이미 동북아에 형성되어 있었고, 한미일 안보 공조는 이에 따른 대응으로 이해해야 한다.

양 진영 모두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은 한미일 안보 공조를 위해 한국과 일본에 줄곧 관계 개선을 종용해 왔지만, 한일 양국의 역사와 영토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도를 넘고 중러가 이러한 북한을 싸고 돌자, 한일은 양국 사이 산적한 문제를 일단 뒤로 하고 한미일 안보협의체 발족에 합의했다. 한미일 3국은 이제 역내 수정주의 국가 진영의 위협으로부터 핵심 안보 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협력 기제를 갖추게 됐다.

앞으로 한미일 안보협의체의 관건은 지속성 확보라고 할 수 있다. 한미일 3국은 안보협력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협의체의 제도화에 큰 공을 기울여 왔다. 3국 정상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고, 외교부 및 국방부 장관과 안보실장 협의도 1년에 최소 1회 이상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2차 정상회의 개최조차 쉬워 보이지 않는다. 안보협의체가 추동력을 이어 가려면 3국의 최고 정치지도자가 정치적 힘을 실어줘야 한다. 여소야대에 발목이 잡힌 윤석열 정부, 대통령 선거에 비상이 걸린 조 바이든 정부, 총재 선거가 목전인데 지지율 20%에 묶인 기시다 후미오 정부. 과연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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