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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언론인의 외침 “MBC는 MBC만의 일이 아냐…반드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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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파괴’ 긴급 세미나 현장. 사진=윤유경 기자.
▲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파괴’ 긴급 세미나 현장. 사진=윤유경 기자.

“MBC를 지켜내야 한다. (중략) MBC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영방송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공론장을 우리가 제대로 가꿔내지 못하면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올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MBC는 MBC만의 일이 아니고, 공영방송은 공영방송만의 일이 아니고, 언론인들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다. 우리 삶을 의논하고 결정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반드시 살려야 한다.” (김중배 언론인)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파괴’ 긴급 세미나(언론비상시국회의·한국언론정보학회·미디어공공성포럼 주관, 자유언론실천재단·야6당방송장악저지공동대책위원회 주최)을 찾은 원로 언론인 김중배 선생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김중배 선생은 한국일보 기자, 동아일보 편집국장, 한겨레 대표이사, MBC 대표이사를 지낸 한국 언론계의 산 증인으로 올해 90세를 맞았다. 

▲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파괴’ 긴급 세미나(언론비상시국회의·한국언론정보학회·미디어공공성포럼 주관, 자유언론실천재단·야6당방송장악저지공동대책위원회 주최)을 찾은 원로 언론인 김중배 선생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사진=윤유경 기자.
▲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파괴’ 긴급 세미나(언론비상시국회의·한국언론정보학회·미디어공공성포럼 주관, 자유언론실천재단·야6당방송장악저지공동대책위원회 주최)을 찾은 원로 언론인 김중배 선생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사진=윤유경 기자.

김중배 선생은 단순히 MBC를 지키는 것을 넘어 “더 깊고 넓은 연대가 반드시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야 우리가 공동체다운 공동체를 가꿔나갈 수 있다. 여러분과 함께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지켜내야 한다”며 “힘을 모아야 한다. 동시에 우리의 공론장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가고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엔 김태진 전 동아투위 위원장, 신홍범 전 조선투위 위원장 등 언론계 원로, 김상균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 권태선 현 방문진 이사장,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발제에 나선 이남표 경희대 대학원 객원교수는 ‘위기의 방통위’가 ‘공영방송의 위기’를 부추기는 현실을 지적하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공영방송 거버넌스가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과정을 중심으로 논의돼 온 점을 지적하며 공영방송 사장 교체가 방송 저널리즘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력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사장을 뽑느냐보다, 누가 사장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제작자율성과 보도 공정성 장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방송법은 ‘방송편성 책임자의 자율적인 방송 편성 보장’과 ‘취재 및 제작 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편성규약 제작, 공포’까지 규정하고 있는데 더 나아가 사업자·종사자 대표가 동수로 구성되는 편성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을 통해 방송 종사자 제작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한 뒤 “편성위원회의 보도·제작·편성 분야 간부 임명·평가제 도입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엔 박성제 전 MBC 사장도 토론자로 자리했다. 박 전 사장은 “MBC 사장이 권력의 향배에 따라 바뀌는 것 같이 오해를 많이 하는데 문재인 정부때는 그러지 않았다. 최승호 사장과 나는 완벽한 방문진 이사들의 정치적 중립 상태에서 선출된 사장이라 자부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모든 것이 원점으로 회귀됐다. 물론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마음대로 KBS, 방문진 이사를 선임하도록 놔두는 제도 자체를 방송3법 등을 통해 고치는 게 중요하지만, 사람이 문제인 면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 이날 토론회엔 박성제 전 MBC 사장도 토론자로 자리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 이날 토론회엔 박성제 전 MBC 사장도 토론자로 자리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박 전 사장은 “윤 정부 내에서 언론 정책이 어떠한 논리적인 것도 없이 폭력적, 폭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 가장 문제”라며 “이제는 반독재 투쟁의 차원으로 바뀌고 있다. 김중배 선생이 말씀하셨듯 새로운 형태의 싸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전 사장은 “2명으로 방통위가 운영되고, 공영방송 이사장과 사장을 해임시키고, YTN을 사영화시키는 것 모두 검찰이 장악되지 않았으면 불법으로 수사받고 사법 처리 대상이 되어야할 문제들”이라며 “방통위원을 탄핵하는 게 법률적 판단이 맞냐 틀리냐 하는 건 배부른 소리다. 판단은 헌법재판소가 하면 된다. 어떻게든 막아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은 이어 “내가 MBC 사장일 때 후배들에게 늘 ‘우리는 길바닥에서 싸우는 사람이 아니고 마이크와 펜으로 싸우는 사람들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파업할 생각하지 말고 보도를 똑바로 해라. 그럼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준다’고 말했다”며 “MBC 기자들이 길바닥에서 싸우게 내버려두지 마시고 보도를 통해 싸울 수 있게 여러분들이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오는 8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박선아 방문진 이사(야권 추천)는 이날 토론자로 참여해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현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변호사인 박선아 이사는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해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소송은 1, 2, 3심이 크게 어긋남없이 유지되며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본안 소송에서 2인 체제 위법성이 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인 체제 방통위의 위법성과 관련해 박선아 이사는 “최근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으로 MBC PD수첩에 부과된 과징금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이주영 판사는 명확히 방통위 정원이 다 있어야할지, 결원이 허용된다면 몇 명까지 되는지 유사한 법령이나 판례를 찾아 제시하라는 석명 명령을 했다. 2인 체제 위법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뤄질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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