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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퀴어노동자 민주노총 자긍심’ 표현 삭제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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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로고.
▲민주노총 로고.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 편집인이 퀴어 퍼레이드 기사 내 성소수자 연대 발언 내용 일부를 ‘과하다’는 이유로 삭제한 것과 관련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사과문을 냈다. 해당 편집인은 보직에서 사임했다.

민주노총은 22일 양경수 위원장 명의로 올린 사과문을 통해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 제주퀴어 퍼레이드 기사 발행 과정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답변 과정에 나왔던 총연맹 간부의 발언으로 인해 성소수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성소수자 권익과 자긍심을 지키고 앞장서 싸워야 할 민주노총 내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성소수자는 오랜 기간 사회적 배제와 차별을 받아왔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세계 추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는 여전히 편견과 혐오가 지속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창립 이후 일관되게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지키고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투쟁에 연대해왔다. 성소수자의 온전한 권리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의 연대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라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명의 사과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명의 사과문

양 위원장은 이어 “노동운동은 모든 사회적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운동이며, 차별과 배제로 고통받는 모든 사회적 약자와 연대를 통해 평등세상을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라며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의 평등과 진보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모든 분들과 성소수자 조합원들께 상처와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이번 일을 계기로 조직 내부를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며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중앙 임원, 실장 및 구성원 교육을 포함하여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세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모든 사회적 약자의 존엄과 권리, 평등을 위해 더욱 연대하고 투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노동과 세계 편집인(데스크)인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보직에서 사임했다.

앞서 박한솔 민주노총 제주본부 선전부장이 지난 14일 작성한 기사 <“퀴어 자긍심, 120만 민주노총의 자긍심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퀴어프라이드 참여>(원제목)의 일부 대목이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요구로 삭제됐다.

▲민주노총 성소수자 조합원 모임 페이스북.
▲민주노총 성소수자 조합원 모임 페이스북.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이 제주퀴어프라이드 발언에서 “생산과 역사의 주인인 퀴어노동자의 자긍심은 나의 자긍심이며 120만 민주노총, 2500만 노동자의 자긍심”이라고 발언한 대목과 제목에서 ‘120만 민주노총의 자긍심’이란 표현이 ‘노동자의 자긍심’으로 수정됐다. 지난 19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임 본부장이 관련해 문제 제기하자 교육선전실장은 “120만 노동자에게 물어보셨느냐”고 말했다.

민주노총 성소수자 조합원 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 “교육선전실장은 노동과 세계 편집장이라는 권력을 행사해 민주노총과 성소수자를 분리시켰고, ‘120만 노동자에게 물어보셨냐’라며 성소수자 조합원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120만 민주노총’은 성소수자에게 허락되지 않는 표현인가. 교육선전실장은 무슨 권한으로 제주본부장의 표현을 일부 생략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의 사과와 교육선전실장 징계 착수,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교육선전실장은 민주노총 사무총국 내부에 사과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과 세계는 해당 기사에서 삭제됐던 내용을 되살렸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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