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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식도 못한 암울한 제헌절…우원식 “尹, 개헌 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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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제헌절 76주년 경축식을 맞아 1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가 최악의 제헌절을 맞았다. 이른바 ‘87년 체제’ 수립 이후, 제헌절을 넘기고도 개원식을 열지 못한 첫 국회로 기록되면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같은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 윤석열 대통령에겐 2026년 국민투표를 목표로 개헌 논의에 착수하자고 공식 대화를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제헌부터 이어져 온 헌법정신과 가치는 우리가 가진 자산이고, 도약의 디딤돌”이라며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은 결코 부족하지 않은 그 자산을 제대로 다 쓰지 못하고 있다. 온전히 정치의 부족함”이라고 말했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제헌절까지 개원식을 열지 못한 국회는 22대가 처음이다. 그간 가장 늦게 문을 연 국회는 임기 시작 48일 만인 2020년 7월16일에 개원식을 열었던 지난 21대 국회였다. 개원식은 새로운 국회 임기를 기념하는 의식이다. 공식적으로 당대 국회의 문을 여는 행사로 여야 협치의 상징이자, 입법부가 성실한 의정활동을 약속하는 자리다. 정치권에서는 사상초유의 ‘개원식 패싱’ 사태가 벌어질 경우, 4년 내내 출구 없는 정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 의장은 정치권에 성찰을 촉구하며 개헌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제헌국회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며 “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틀을 만들어 위기를 돌파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은 헌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22대 국회는 개헌을 성사시키는 국회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당에는 ‘2026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을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자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부터 구성해 개헌 폭과 적용 시기 등을 열어놓고 유연하게 합의할 수 있는 만큼 진행하자”며 “이른 시일 안에 국회의장 직속 개헌자문위원회도 발족시켜 국회 개헌특위가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2년 동안은 큰 선거가 없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며 “개헌을 안 할 작정이 아니라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개헌안 내용에 대해선 “원포인트 개헌, 부분 개헌, 전면 개헌, 또, 즉각 적용, 차기 적용, 총선과 대선이 일치하는 2032년 적용 등을 다 열어놓고 할 수 있는 만큼 하자”고 호소했다. 우 의장은 “어떤 경우에라도 다음 지방선거까지는 개헌법안을 통과시키고 대신, 개헌의 폭과 새 헌법을 적용할 시기는 열어두자는 것”이라며 “이것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발목 잡혀서 시간만 끌다가 마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길”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께도 공식적으로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며 “대통령과 입법부 대표가 직접 만나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다면 개헌의 실현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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