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복숭아, 포도 등 햇과일이 출하되면서 과일값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로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상추는 주산지인 충남 논산시, 전북 익산시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공급이 줄었다. 현재 주산지에서 재배시설 복구와 재정식(재파종)이 진행되고 있어 수확까지 2∼3주가 걸리는 만큼 다음 달 상순 이후가 돼야 공급량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상추 공급량은 줄었지만, 여름철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적상추 소매 가격은 100g에 2107원으로 1주일 만에 56.3% 올랐다.
오이, 애호박도 흐린 날씨로 인해 출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이 소매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개에 1만1238원으로 1년 전보다 18.4% 올랐고, 애호박 소매 가격은 개당 1450원으로 4.7%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이후 주 출하지가 충청권에서 강원과 경기 북부로 바뀌고, 장마 후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 배추는 고지대에서 재배되고 있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는 없었지만,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평년과 비교해 6.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봄배추를 사상 최대 수준인 2만3000톤(t) 확보했고, 김치 업체 배추 저장량도 6만t으로 작년보다 1만t 증가한 만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제철 과채류 중 수박, 참외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3.5%, 13.8% 저렴한 수준이다. 수박은 주 출하지인 강원 양구군, 충북 음성군, 경북 봉화군 등에서 작황이 양호해 이달 중순 가락시장 반입량이 1년 전과 비교해 31% 늘었다. 수박의 경우 지난해 집중호우와 태풍 영향으로 수박 재배지 피해 면적이 1032헥타르(㏊)에 달했으나, 올해는 318.6㏊로 집계됐다.
과일 중에서 복숭아는 출하량이 늘어 이달 중순 소매 가격이 10개에 2만932원으로 1년 전보다 16.1% 내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복숭아는 올해 재해 피해가 없었고 생육이 양호해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급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도도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1년 전보다 2.4% 떨어진 상태다. 농식품부는 최근 집중호우로 경북 등 일부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 규모는 전체 재배 면적의 1.3% 수준이어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금사과’로 불릴 만큼 가격이 치솟았던 사과는 이달 중순 햇과일 출하가 시작되고, 막바지 저장 물량을 출하하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농식품부는 전체 생산량의 66%를 차지하는 후지 품종도 생육이 양호해, 올해 사과 생산량은 45만8000∼48만5000t으로 평년 수준(49만1000t)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과일류는 생산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돼 가격도 안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채소류는 집중호우, 고온, 태풍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생산량이 큰 폭으로 변한다”며 “기상 변수를 감안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기 방제,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 농가 기술 지도 등 생육 관리를 면밀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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