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전자·포스코홀딩스·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이 현장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12개 분야를 중심으로 선도 프로젝트들을 선정하고, 과제마다 최대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단 방침이다. 올해만 관련 민·관 투자액이 2조500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참여 기업·기관과 이런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는 지난 5월 산업부가 발표한 ‘AI 자율 제조 전략 1.0′을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조직이다. AI를 로봇·장비 등과 결합해 제조 현장의 생산성·안전성·환경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에는 총 12개 업종에서 153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분야별 대표 앵커 기업은 현대자동차, LG전자, DN솔루션즈, 포스코, 에코프로, GS칼텍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HD한국조선해양 등이다. 각 분야의 대기업과 핵심 공급망을 구성하는 중소·중견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구조다.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 중 대기업은 21%, 중견기업은 23%, 중소기업은 56%를 각각 차지하며, 참여 기업 전체 매출액을 합하면 국내 제조업 전체 매출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현대차는 AI 자율공장을 구축해 자동차 혼류 생산 라인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차량의 문을 장착한 뒤 단차를 조정하는 공정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차체, 페인트 등 연관 공정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더욱 빠르고 정확한 조정도 가능해 질 것이란 설명이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고숙련 용접공의 노하우를 AI 자율제조를 통해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여전히 수작업으로 이뤄져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한 철판 절단, 용접, 도장, 탑재 등 작업에 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용접 로봇 등을 학습시켜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작업자 안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역시 고온·고압 환경의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안전, 작업 판단, 생산성 등의 문제를 AI 자율제조를 도입해 개선할 계획이다. 고로에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제선 공정에서 AI가 최적의 연료·원료 투입 비율을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만톤(t)의 연료·원료를 벨트 컨베이어를 통해 고로에 자동으로 투입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올해 이런 10~20개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해 프로젝트별로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고, 오는 2028년까지 200개 사업을 발굴해 AI 자율제조 확산을 돕는다.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기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표준모델을 만들어 이를 중견·중소기업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 AI 자율제조 확산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대형 연구개발(R&D) 과제를 기획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에 5년간 10조원의 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런 지원을 통해 제조 현장의 AI 자율제조 도입률을 현재 5% 수준에서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제조 생산성은 20% 이상, 국내총생산(GDP)은 3%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실시한 올해 10개 선도 프로젝트 공모에 213개 기업이 몰리는 등 기업의 관심이 커 올해 사업 규모를 20개 내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20여개 프로젝트에 대한 민관 투자액은 2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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