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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vs ‘도로’ 갈린 토지…법원 “이용실태 고려해 보상금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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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2
서울행정법원/박성일 기자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평가할 때 해당 토지의 실제 용도를 고려해 보상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3단독 심웅비 판사는 김모씨 등 토지 소유자 8명이 서울시 관악구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김씨 등은 국가로부터 1억 3500여만원의 보상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씨 등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토지 254㎡의 공동소유자로 해당 토지의 지목은 농지의 일종인 ‘답'(논)이지만 1973년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도로로 결정됐고 쭉 도로로 쓰여왔다.

이후 서울 관악구청이 2020년 6월 김씨 등의 땅 일부에 도로개설 공사를 실시하겠다고 고지함에 따라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했는데 지난 2022년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이의재결을 거쳐 김씨 등의 토지가 사실상 사도(私道)로 사용된 것으로 평가해 손실보상금을 8억 4000여만원으로 결정했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에 따라 사실상의 도로는 인근 토지 평가액의 3분의 1 이내로만 보상 받을 수 있다.

이에 김씨 등은 “일부 땅의 용도가 논이 아닌 ‘사실상의 사도’로 평가돼 보상금이 적게 책정됐다”며 “해당 토지를 논으로 사용하던 중에 도시관리계획에 의해 도로로 결정됐으므로 토지의 공부상 지목인 논을 기준으로 다시 보상금액을 산정해야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토지가 불특정 다수인의 통행에 장기간 제공되어 왔고 이를 소유자가 용인해 왔다는 사정이 있다는 것만으로 언제나 도로로써의 이용상황이 고착됐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다만 “해당 토지 중 일부는 주위 토지와의 관계, 도로로 이용되면서 얻은 편익, 원상회복될 경우 도로를 이용하는 공중에게 미치는 공익의 침해 정도가 중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미 원래 지목인 ‘논’으로 회복하는 것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시관리계획이 결정될 당시의 이용 상황별로 ‘논’과 ‘사실상의 도로’를 나눠 평가한 법원 감정결과를 채택해 기존 보상금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1억 35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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