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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당대회] ‘조선제일검’에서 ‘집권여당 대표’로… 한동훈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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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62.84%(32만702표)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한동훈 당 대표는 과거 법복을 벗고 국회에 첫 발을 들인 순간부터 지금까지, 늘 화제의 중심에 섰다.

검사 시절, 추미애·조국 법무부 장관 재임 기간에 걸쳐 세 차례 좌천되면서 이미 대중들 사이에서 ‘팬덤’ 문화가 형성됐는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때는 단연 2023년 12월이다. 한 대표가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할지, 총선에 출마할지, 총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을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는데, 마침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정치 인생’의 포문을 열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이천시 송석준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이천시 당원협의회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이천시 송석준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이천시 당원협의회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뉴스1

한 대표는 정치인이 되기 전까지 특수부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1973년생으로 초·중·고 내내 ‘강남 키즈’로 자라며 반장을 도맡아 했다. 동창들은 한 대표가 모범생이면서도 친구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대표는1992년 서울법대에 진학, 대학 동기인 진은정 미국 뉴욕주 변호사(현재 김앤장 근무)와 결혼했다. 장인은 진형구 전 검사장이다.

사법시험은 대학 졸업 전인 1995년(제37회)에 합격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을 제27기로 수료하고 강릉에서 공군법무관을 거쳐 2001년 서울지방검찰청에 첫 발령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을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통했고, ‘조선제일검(조선의 제일가는 검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검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한 대표는 2001년 검사 임관 2년 만인 2003년 중앙수사부에 발령 받아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특별검사팀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윤 대통령이 승승장구 하면서 한 대표도 핵심 요직을 맡았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할 때 3차장 검사를, 검찰총장 시절에는 반부패·강력부장을 역임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한 대표가 훗날 정치에 입문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2020년 3월 불거진 ‘검언유착 의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의 사건만 수사하던 검사가 자신의 문제로 ‘정치적 공방’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검언유착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대표가 공모해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한 후 여권 인사 비리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전 기자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고, 한 대표도 검찰로부터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던 시절에는 윤 대통령이 공약한 ‘검찰권 강화’에 힘을 실었다. 한 대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입법적 측면에 방점을 두고 민주당과 대립각을 이어갔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동훈을 키운 건 다름아닌 민주당”이란 얘기가 나왔다.

이러한 경력이 쌓이면서 한 대표는 자연스럽게 보수진영에서 ‘스타’로 떠올랐고, 석달 반 동안 ‘원톱’으로 4·10 총선 준비를 총괄했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잡음과 갈등이 불거졌고, 대통령실이 한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하면서 윤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지게 됐다.

이후 서천 재래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과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 논란을 놓고 의견을 달리하면서 또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결국 민주당에 과반을 내주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고, 한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잠행을 이어가다 지난 6월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 경쟁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 경쟁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줄곧 수평적 당정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선 “친윤(親尹)에서 절윤(絶尹)”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경원·원희룡 후보로부터 “잘못된 판단으로 총선 때 당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후보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당대회 이후가 더 문제”라는 말도 나왔다.

한 대표 앞에는 이제 당의 쇄신과 통합, 당정 관계 재정립 등 굵직한 과제들이 쌓여 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김형동·박정하·배현진·장동혁(재선), 고동진·김상욱·박정훈·진종오(초선) 의원 등이 있다. 이날 청년최고위원에 진종오, 최고위원에 장동혁·박정훈 후보가 당선됐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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