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도 국가 수입 예산을 편성하는 기획재정부에서 한시름을 덜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로 법인세와 이에 연동될 여타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국가 총수입 예산을 10년 만에 ‘마이너스’로 편성한 바 있다.
22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개별 710개사·622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7조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6조2000억원)와 비교해 무려 344%가량 늘어난 실적이다. 이는 2018년(30조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1분기 영업이익 기록이다.
2분기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10조4000억원의 ‘깜짝’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오는 25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 역시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추정돼 2년여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호실적을 기록한 코스피 상장사들 못지않게, 기재부 세제실도 반가워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에선 국세 수입(총수입) 예산이 10년 만에 ‘감소’로 편성된 바 있다.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세입 규모도 매년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전년 대비 총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선 원래대로 국가 총수입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은 법인세뿐 아니라 성과급 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세, 소비 활성화에 따른 부가가치세 등 여타 세목 증대에도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총수입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소수 상위 기업의 실적에 따라 전체 세수가 좌우되는 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심화한 것이 내년 세입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0.1%가 납부한 법인세액 비중은 2022년 기준 67%에 달했다.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0%대에서 2022년 15%가량으로 증가했다.
한편 기업 실적 악화를 겪은 작년 여파로 올해 ‘세수 펑크’는 2년 연속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올해 1~5월 국세 수입이 5년 평균 진도율 대비 5%포인트(p) 이상 모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재부는 재작년·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수 조기 경보’를 울렸고, 세수 재추계 작업에 들어갔다.
법인세 감소가 올해 세수 결손을 주도하고 있다. 5월까지 누계 국세 수입은 151조원으로 1년 전보다 9조1000억원 덜 걷혔다. 전년과 비교해 15조3000억원 덜 걷힌 법인세(28조3000억원)가 전체 성적을 끌어내렸다. 법인세 진도율은 36.5%로, 최근 5년 진도율(54.5%)과 18%p의 격차를 기록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는 “하반기 추경 편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세수 결손에 따른 충당액은) 현재 재정 여건하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별도 재원인 기금으로 예산실과 합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내년도 국세·기금·세외수입을 망라한 총수입 예산 전망을 오는 8월 말 발표할 ‘2025년도 예산안’에 담는다. 또 결손이 예상되는 올해 세수에 대해서는 민관합동 세수추계위원회를 중심으로 예산 운용 대응 방안을 수립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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