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있는 카카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오는 22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선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 여부는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결정한다.
법조계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시세조종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향후 거취는 검찰이 쥐고 있는 직접 증거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검찰이 김 위원장이 직접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승인한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높게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은 12만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위원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이 지난해 2월 함께 참여한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시세조종이 승인됐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세조종 공모와 관련된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재판에서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온 점도 불리한 요소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 전 대표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인 지모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지난 5일 “배 대표가 브라이언(김 위원장) 컨펌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은 SM 인수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그룹 임시협의회 자리에서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어떤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도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SM엔터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가 없다”고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어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라고 항변했다.
검찰과 김 위원장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단순 정황 증거만으로는 구속영장 발부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속수사를 위해선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직접 증거가 없다면 불구속 재판 원칙이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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