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나흘 일정의 막을 내린 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를 통해 4연임으로 가는 길을 확실하게 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처럼 사실상 종신 집권하게 됐다고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은 듯하다.
이런 단정이 무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인 시 주석 집권 3기 내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로 꼽힌 20기 3중전회에서 새롭게 설정된 ‘2029년’이라는 시간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의 21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당은 3중전회를 마감하면서 발표한 공보를 통해 “2035년까지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전면 건설한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를 더 완비해 국가 거버넌스 체계 및 능력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80주년 때까지 본 결정이 내놓은 개혁 임무를 완성한다”고도 명시했다. 얼핏 보면 엄청난 의미가 담긴 내용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당 중앙위 명의로 중기 개혁 목표 완수 시점을 굳이 시 주석의 총서기 임기가 끝나는 2027년 이후인 2029년으로 설정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 개혁 완성을 위해 시 주석이 연임해야 한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설정이 아니냐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 상당수 외신들은 이렇게 단정하고도 있다.
사실 그가 4연임, 나아가 장기 집권에 나서려고 할 경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다다(習大大·시 아저씨)라는 별명에서 보듯 ‘인기가 상당히 좋아 반발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교 교장 출신의 베이징 시민 차오밍화(曹明華) 씨가 “시 주석은 청년들에게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지도자로서의 자질 역시 뛰어나다”면서 그의 4연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딱히 그를 대신할 능력 출중한 후계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거론할 수 있다. 만약 그가 4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결심이 확고하다면 지금쯤 2027년 가을에 열릴 제21차 전국대표대회(매 5년마다 열릴 전당대회)에서 차기 총서기 겸 국가주석으로 올라설 지도자 후보를 미리 낙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유망주는 단 한 명도 없다. 오히려 자신이 거론되지 않을까 하나 같이 납작 엎드리는 것이 현실이다.
2012년부터 지난 12년의 재임 기간 동안 나름 정치, 경제적 성과를 많이 올렸다는 사실도 그의 4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거의 전쟁이라고 해도 좋을 미국과의 갈등을 비교적 원만하게 관리하는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만기친람(萬機親覽·온갖 현안을 최고 지도자가 다 챙김)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의 부지런함과 온갖 악재에도 불구, 최악은 피한 경제 성적표까지 더할 경우 그가 2027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까 보인다. 그의 시대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단정은 조만간 현실로 나타난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