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한국판 SNS 전쟁]④
SNS가 소통과 오락이란 본래 기능을 넘어 뉴스와 산업까지 뒤흔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앞세운 최강자 메타, 물량 공세를 펼치는 틱톡, 마니아층이 단단한 엑스 등 글로빌 빅테크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토종기업 네이버도 기존 서비스의 다변화, 신 수요층 공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2024년 한국의 SNS 지형도를 점검하고, 경쟁의 전망을 분석한다.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한 ‘틱톡라이트’의 성장세가 매섭다. 본체인 ‘틱톡’ 이용자 수까지 넘어설 기세다. 다만 틱톡라이트 유저 중 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순수 SNS(소셜미디어) 목적이 아닌 과도한 ‘현금보상’에 따른 결과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틱톡라이트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406만명이다. 전월(339만명) 대비 19.8% 증가했다. 틱톡 MAU(467만명)와의 차이는 60만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이달(미집계) MAU는 틱톡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틱톡라이트는 데뷔전부터 남달랐다. 지난해 12월 국내 서비스 당시 틱톡라이트의 MAU는 16만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31만명을 돌파하더니 5월엔 3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MAU 400만명을 돌파한 틱톡라이트는 지난해 12월 대비 25배 증가했다.
기존 틱톡 유저와 틱톡라이트 유저를 합하면 정통 SNS 강자인 페이스북 등도 위협할 정도다. 지난달 틱톡과 라이트의 합산 MAU는 873만명이다. 이는 X(엑스, 옛 트위터)의 637만명보다 200만명 많은 수준이며, 페이스북(917만명)과의 차이는 40만명에 불과하다. 특히 페이스북은 올해 1월 MAU 1000만명이 깨지면서 900만명 선을 지키기도 위태한 상황이다.
틱톡라이트는 젊은 유저층이 대다수일 거라 예상됐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40대가 29.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대(24.8%) △20대(19.4%) △50대(16.2%) △10대(6.7%) △60대(3.6%) 순이다. 남녀 성비는 남자가 44.3%, 여자가 55.7%다.
이는 ‘현금보상’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은 결과로 해석된다. 단순 SNS 사용 목적보다는 스마트폰 앱으로 재테크를 하는 이른바 ‘앱테크’ 차원으로 분석된다. 틱톡라이트에서 영상을 보면 하루 최대 360포인트를, 40개의 광고를 보면 1200포인트를,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면 5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앱에 오래 머무르고 영상을 많이 볼수록 포인트는 더 늘어나는 구조다. ‘1포인트당 1원’으로 환산된다. 3000포인트 이상 모으면 현금 또는 편의점이나 카페 쿠폰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이밖에 ‘친구초대’ ‘출석체크’ 등 다양한 보상 이벤트도 이용자 증가에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선 뚜렷한 BM(비즈니스모델) 없이 단순 현금만 지급하는 틱톡의 사업 모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서는 중독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틱톡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이 중독성을 야기할 위험 등에 대한 사전 위험평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틱톡은 EU내에서의 보상 프로그램 시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현금성 보상에 연령대가 높은 이용자들이 단순히 소소한 수익을 얻기 위해 틱톡라이트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기존 틱톡 유저가 라이트로 넘어간 것도 있지만, 이 같은 이용자 수 증가에는 공격적인 보상 프로그램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승승장구하지만 점점 이벤트도 줄어들고 출시 효과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틱톡라이트와 달리 ‘숏폼'(짧은 동영상) 원조인 틱톡의 이용자 수는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월 472만명이던 틱톡의 MAU는 4월까지 지속 줄어들다 지난달 소폭 반등해 467만명을 기록했다. 틱톡의 연령대별 이용자 수는 10대가 26.1%로 가장 많으며, 40대 22.2%, 30대 18.1%, 20대 17.0%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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