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첫 AI폴더블폰을 공개한 가운데 중국 기업 샤오미와 아너도 잇따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갤럭시보다 얇고 가벼운 점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과 애플의 신규 진입 속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명가’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날 오후 7시 폴더블폰 신제품 ‘믹스폴드4’를 공식 발표한다. 믹스폴드4는 책처럼 접는 폴드 형태의 제품으로, 전작 대비 한층 경량화됐다.
최근 샤오미가 공개한 폴더블 신제품 공식 이미지와 제품 사양에서 믹스폴드4는 두께 9.47mm, 무게 226g으로 기존 폴드형 제품보다 더 가볍고 얇아졌다. 전작인 믹스폴드3(10.96mm)와 비교해 1mm 이상 두께가 줄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갤럭시Z폴드6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폴드6는 두께가 12.1mm, 무게는 236g이다.
샤오미는 자체 개발한 힌지(경첩) 기술을 통해 경량화에 성공했다. ‘샤오미 용골 힌지 2.0’을 적용해 3단 커넥팅 로드 디자인을 재구성함으로써 접합부의 두께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고강도 탄소섬유(T800H)를 탑재해 무게를 가볍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믹스폴드4에는 라이카 쿼드 카메라 시스템과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AP, 5000mAh 배터리 용량 등이 지원된다.
업계에선 샤오미가 믹스폴드4를 통해 폴더블폰 경량화 경쟁에 본격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다이어트’를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중국 업체인 아너도 최근 신형 폴더블폰 ‘매직V3’를 선보이며 역대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매직V3는 두께 9.2mm, 무게 226g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Z 신작을 선보이며 AI 기능과 얇은 두께를 차별성으로 내세웠다. 폴드6는 접었을 때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외관을 갖춰 ‘폴더블폰은 두껍다’는 인식을 정면 돌파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경량화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슬림 버전의 폴드6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폴드6 슬림 모델에 대한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은 하반기 한국과 중국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한편, 애플도 ‘AI폰 지각생’ 등 위기 타개를 위해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팩터를 다변화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애플은 미국 특허청에 ‘내구성 있는 폴딩 디스플레이를 갖춘 전자장치’라는 이름의 신규 특허를 등록하며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해당 특허에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액정을 얇게 만들고, 접히는 부분에서 멀리 떨어진 디스플레이는 더 두껍게 만드는 방안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44%로 2024년 2620만대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기준 삼성전자는 52%, 중화권 업체들은 40%를 기록했다. 주요 벤더 폴더블 출시 본격화에 따른 시장 입지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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