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전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나흘간 치러지며 18일(현지 시간) 막을 내렸지만 국내 정치권은 집안문제에만 몰두한 채 관심을 두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대 우방인 미국의 ‘미래 권력’을 좌우할 중대 행사에 야당은 물론 정치 색채가 비슷한 여당마저 국회의원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11월 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날 오전까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대를 참관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전무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내 행정국에 공화당 전대 참석차 해외 출장이 정식 접수된 건은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다음 달 열릴 미국 민주당 전대에는 일부 의원이 초대 받았지만 정치적 이념이 다른 공화당 전대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차기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미 공화당 전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나서는 보기 드문 출정식이어서 일찌감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완승을 거두고 전대 직전 터진 암살 시도가 겹쳐 역대급 화제성을 모았다.
|
정부가 대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를 접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당이 공화당 측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하거나 강화할 절호의 기회였지만 날려버린 것은 국내 정치 상황이 녹록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미 공화당 전대 주최 측은 올 3월 국민의힘에도 전대 참석자 및 일정을 조율했는데 총선 기간과 겹쳤다.
개인 자격 혹은 한인 단체, 미국 싱크탱크 등의 초청을 받아 별도로 전대에 참석할 수도 있었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등 각종 입법을 몰아붙이자 한 명의 의원도 여의도를 떠나 있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여기에 과열 양상을 보이며 폭력 사태까지 발생한 국민의힘 당권 전쟁 역시 공화당 전대를 신경 쓰지 못한 요소로 꼽힌다.
다만 여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국회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아쉬움은 짙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공화당 전대는 트럼프 측과 소통할 채널을 확보하거나 넓힐 최고의 기회였는데 놓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화당 인사들과의 관계 구축에 있어 정부가 하기 어려운 부분을 여당 의원들이 채울 수 있었는데 상호 협의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싶다”고 짚었다.
한편 여야 의원 5명은 다음 달 시카고에서 열릴 미국 민주당 전대에는 참석할 계획이다. 다음 달 19일 예정된 민주당 전대에는 여당 소속 최형두·조정훈 의원을 비롯해 야당에서는 김영배·김한규 민주당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NDC)의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