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오진영 작가]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편집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막 시작되던 6월 말에 나는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었으나 총선에서 등돌린 사람들은 누구인가. 정권 재창출을 원한다면 그들이 왜 떠났는지 알아야 다시 불러올 것 아닌가’라는 포스팅을 썼다.
총선 참패로 드러난 민심이 ‘윤대통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면 한동훈이 선출될 것이고, 총선 결과가 ‘윤통을 중심으로 보수가 더욱 강하게 뭉치라는 경고’였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면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여론조사는 한동훈 당선을 예고하고 있다. 18일 나온 뉴시스 여론조사 결과 국힘 지지층에서 한동훈 지지율은 66%다. 국힘 지지층 대다수가 원하는 건 ‘윤통을 중심으로 더욱 세게 뭉치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오는 7월 23일 전당대회에서 한동훈은 1차전에서 과반수 득표를 얻어 당대표가 될 것이다.
한동훈에게 이런 저런 허물과 실수가 많다며 실력과 자질을 논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한동훈 현상’을 만든 민심을 이해해야 한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얼마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다시 대표로 뽑아올리는 높은 지지율, 그 현상에 실린 국민들의 메시지를 봐야 한다.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책 ‘총, 균, 쇠’에는 “정치가의 일이란, 역사 속에서 걸어가는 신의 발소리를 듣고 그가 지나갈 때 옷자락을 붙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정치경력이 전무했고, 이제 보니 정치인으로서의 실력도 자질도 많이 부족한 전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신의 발소리’인 민심은, 이번에는 한동훈을 불러냈고 한동훈에게 모였다.
국힘당 지지층 대다수가 원하는 건 3년 임기 남은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잘 보필할 당대표가 아니라 대통령과 집권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당대표임이 숫자로 드러났다.
용산과 잘 지내겠다는 나경원, 원희룡 뒤에 대통령이 있다면, 용산과 긴장관계를 갖겠다는 한동훈 뒤에는 나, 원, 윤 지지율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국민들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한동훈 대표 선출은 윤 대통령에게 있어서는 국민들의 마음이라는 ‘신의 옷자락’을 다시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보수 지지층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가진 한동훈을 중심으로 중도 확장하여 정권 재창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현상’ 뒤에 있는 민심의 메시지에 겸허히 귀 기울이길 바란다.
참고로, 지난 18일에 나온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관련 폭로는 매우 부적절한 똥볼이었다. 이튿날인 19일에 공식 사과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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