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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성폭력 피해아동 10명 중 8명 “13세 전부터 성폭력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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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벌어지는 미성년 친족 성폭력 사건의 대다수는 피해자가 13살을 넘기기 전에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성인이 되어 퇴소할 때 자립수당을 지급하는 일반 보호시설과 달리, 친족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을 나온 아이들은 자립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성년 친족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4곳을 조사한 ‘감춰진 피해자들: 미성년 친족 성폭력 피해자 특별지원 보호시설 지원업무 실태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18일 발표했다. 2010년 보호시설 첫 개소 이후 실태조사를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시설에 입소한 아동·청소년 316명 중 115명(36.4%)은 10세가 되기 전 처음으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13세 이하로 범위를 확대하면 78.5%에 달한다. 반면 10세 이하 피해자의 입소 비율은 5.4%에 불과해 피해와 피해 구제 사이에 상당한 지체 기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 아동·청소년의 33.9%는 ‘지적장애, 경계선, 신체·정신장애’의 한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적장애의 비율이 65.4%로 가장 높았고, 경계선 지능인 29.0%, 정신장애 3.7%, 신체장애 1.9% 순이다.

친족 성폭력 가해자는 친부 58% 친오빠 14.5%, 의부(의모의 동거남 포함) 12.7%로 남성이 대다수였다. 연구를 맡은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가해자 중 남성이 대다수인 이유는 피해자가 대다수가 여성인 것과 연결되어 있다”라며 “이같은 피·가해 성비는 일반적인 성폭력의 모습과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가해자 338명 중 처벌이 파악된 사례는 174건으로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었다. 가해자 중 징역 5~10년형을 받은 경우가 33.3%로 가장 많았고, 10년 이상 16.1%, 3~5년형 15.5%, 1~3년형 9.2%, 집행유예 6.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사기관에 신고되지 않은 미신고 비율은 14.4%에 달했다.

피해 아동들은 보호시설 인계부터 자립까지 여러 단계에서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지원 보호시설은 여성가족부 소관 시설이지만 아동보호서비스 수행 주체는 지자체로, 주무부처 간 혼선으로 학대를 받은 아동이 보호시설에서 제때 입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 △가해자가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 형제인 경우 아동학대로 간주되지 않아 사례 관리 대상 배제, △피해 아동의 학교 출석 인정 규정 미흡, △퇴소 이후 사후관리 부재 지원, △사각지대 아동 별도 지원 미흡 등이다.

개선이 가장 시급한 제도로는 자립수당 지원이 꼽혔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자립지원관 사례관리 중 또는 사례 관리 종료 청소년에게만 자립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특별지원보호시설로 분류되는 친족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의 아동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자립수당을 받을 수 없으며, ‘디딤씨앗통장’으로 불리는 자산형성지원사업도 참여할 수 없다.

허 조사관은 “친족 성폭력 특성상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동들에게 성인이 되었을 때 자립할 수 있는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친족 성폭력 보호시설 아동에게도 다른 보호아동들처럼 자립수당, 자산형성지원사업의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강조했다.

프레시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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