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 개화 시점인 2028년에 맞춰 CXL 시장 최전선에서 적기에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과거 미래 먹거리를 둘러싼 오판으로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밀렸던 삼성전자가 CXL에서 만큼은 빈틈없이 선제 대응하고 있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CXL 기술 및 삼성전자 CXL 솔루션’을 주제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CXL은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가속기, D램, 저장장치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CXL 기반의 D램인 CMM-D(CXL Memory Module-DRAM)는 별도 서버의 추가 없이 기존 인터페이스의 스토리지(SSD)자리에 메모리를 꽂는 방식으로 용량을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고속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용량 확장이 용이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또 스토리지, 메모리, CPU, GPU 간 언어를 통합해 메모리 풀링(메모리 리소스의 동적 할당과 해제로 용량을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기존에는 데이터가 이동할 때 각각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를 없애 데이터 병목현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CXL기반 D램 제품의 업계 최초 개발 후에도 CXL 기술에 지속 투자해왔다. 올해 6월 25일에는 리눅스 업체 레드햇으로부터 인증 받은 CXL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은 “고객사 시스템에 CXL을 적용할 응용 프로그램이 먼저 구축돼야 하는데, 이 시점인 2028년을 시장 개화기라 판단했다”며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을 개발한 2021년부터 많은 테스트를 거쳐 고객사 종합 맞춤 서비스를 위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이어 “CXL 제품은 이미 준비됐지만 고객사가 이를 응용할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는 약간의 시차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잠재 고객사와 협력을 통해 검증을 지속하며, CXL을 응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유치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 상무는 CXL이 범용성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에서 경쟁사와 차별화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오류를 최소화하고 얼마나 검증을 거쳤는지가 가장 큰 차별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CXL 시장을 HBM 시장과 별개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프로세서가 가속기라면 이에 최적화된 로컬 메모리인 HBM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최장석 상무는 “쓰임새의 최적화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CXL을 두고 ‘넥스트 HBM’이라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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