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3자 구도(김지수‧김두관‧이재명 후보)로 진행되는 가운데, 18일 후보자들의 첫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재명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이재명 일극 체제’, ‘이 후보 연임 도전’, ‘세제 개편’ 등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사실상 김 후보가 이 후보에게 공세를 펼치고, 이 후보는 방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 ‘공세’ 펼친 김두관 vs ‘방어’한 이재명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열린 첫 토론회는 시작부터 김 후보와 이 후보 간의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김 후보는 찬성을, 이 후보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채 해병 특검을 통해서 진실을 밝히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 여야 상황으로 우리 당이 핵심으로 낸 안이 통과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제안한 안도 우리가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재 수사 기소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인사권을 지속적으로 행사하는 검사들이 하고 있다. 그런데 수사가 엉망 아닌가”라며 “그러면 당연히 복수의 추천을 하기 때문에 임명을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하는 상황이라 현재의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일극 체제’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DNA가 많이 훼손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이 꽤 많다”며 일극 체제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후보는 “당원들이 선택한 것이다. 그걸 일극 체제라고 할 수 없다”며 “당원들의 의사에 의한 결과물을 체제라는 표현을 하는 건 옳지 않다. 당원들의 선택을 폄하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 간의 공방은 김 후보가 이 후보에게 ‘연임 도전 이유’를 물으면서 본격화했다. 우선 오는 2026년 치러지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두 후보는 격돌했다. 김 후보가 “혹시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이 후보 쪽 사람들로 공천하기 위해서 연임을 하시는 건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당헌‧당규에 대선 1년 전에 사퇴하도록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그야말로 상상”이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현행 당헌‧당규에 보면 1년 전에 사퇴해야 되기 때문에 2026년 3월 2일까지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런데 개정된 당헌‧당규를 보면 2026년 지방선거를 공천하고 나갈 수 있게끔 당헌‧당규를 고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도 언급했다. 그는 연임 도전 이유가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질문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미 재판은 진행 중이고 수없이 많은 기소를 당했다”며 “우리 당 동료들께서 같이 성을 지키는 입장인데, ‘너는 왜 그렇게 많이 공격을 당하냐’라고 말할 게 아니라 사실 함께 싸워주면 더 낫지 않을까”라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의 발언으로 촉발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문제에도 두 후보는 재차 입장차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종부세 완화와 금투세 도입 유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종부세‧금투세가) 신성불가침한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 이건 옳지 않은 태도라고 본다”며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서 잘못된 부분은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정부 비판’에 한 목소리
다만 두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에선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여당 정치인 중 어떤 인사를 영입하고 싶은가’,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어떤 후보와 배낭여행을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각각 유승민 전 의원과 윤상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은 이 후보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후보자들의 의견을 묻는 시간에 나왔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권 국정 3년 차 외교‧국방 정책을 보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훼손하는 가치 외교, 이데올로기 외교를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맹비판을 하는데, 저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도 “저는 현재 우리 외교가 우리 기업들의 대외 경제활동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외교가 경제 영토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흐름을 보면 경제 영토를 줄이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 정치인 중 어떤 인사를 영입하고 싶은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엔 두 후보 모두 유승민 전 의원을 뽑았다. 김 후보는 유 전 의원을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라고 칭하며 “그래도 좀 말이 통하고, 여야가 지금 강 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미래를 함께 논의해야 되고 그런 파트너가 유 전 의원”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도 “(유 전 의원은) 경제 문제에 많은 역량을 보여주시고 합리적 보수의 생각을 갖고 있는 훌륭한 분”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어떤 후보와 배낭여행을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윤상현 후보를 택했다. 김 후보는 윤 후보가 협치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로, 이 후보는 함께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후보는 한동훈‧나경원‧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대해선 “다른 사람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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