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중 저격당한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여러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반트럼프 쪽에서는 귀에 묻은 피가 연극용 젤이며 비밀경호국(SS)이 트럼프 선거본부와 공모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총격 사건 배후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민주당 인사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관련 기관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음모론이 급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총격 사건을 조작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WSJ은 “피투성이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항적으로 주먹을 치켜든 모습이 너무 훌륭해서 이게 실제 벌어진 일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에 묻은 피가 연극용 젤이고, 총격은 자작극이라고 주장한다”라고 전했다.
특히 총격 직후 AP 통신의 에번 부치 기자가 찍은 사진이 음모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귀에서 피가 나는 와중에도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이 성조기와 하늘을 배경으로 찍힌 사진은 ‘세기의 사진’으로 불릴 정도로 완벽하기 때문이다. 또한 총알이 트럼프의 귀를 스쳐 지나가고 사망자가 1명만 나온 점도 음모론자들의 의심을 샀다.
정치 인사들도 음모론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바이든의 가장 큰 기부자 중 한 명인 링크드인의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먼의 정치 고문은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총격 사건이 조작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다른 결의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루스소셜 이용자들은 이번 총격 사건의 배후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암살을 기도했다는 주장도 있다.
WSJ은 넘치는 음모론은 정부와 관련 기관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 및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 2004년 43%에서 올해 28%로 줄었다.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3년 연속 30% 미만을 기록했다.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존 바나스 교수는 “전통적 정보 소스에 대한 만연한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곳은 제한돼 있다”면서 “음모론을 제기하는 유튜버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음모론은 때때로 합당한 의문과 혼란 속에서 시작된다”면서 “경호 실패 원인이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사이로 불신과 추측, 거짓 정보가 밀려들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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