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가 중랑천변에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개장한 지 세 달 만에 물에 잠겼다. 중랑구청은 상습적인 침수가 우려되는 곳에 거액을 들여 파크골프장을 만들었다. 둔치 범람에 따른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예산 낭비’와 ‘부실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쿠키뉴스는 앞선 기사 <[단독] 혈세 쏟은 한강변 중랑구립파크골프장…장마철 수해 대책 없다>에서 중랑천 중랑구립파크골프장의 수해 대책 미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1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찾은 서울 중랑천변 중랑구립파크골프장은 대부분이 토사에 덮였다. 일부 시설물은 물에 떠내려갔다. 지금까지도 쏟아지는 비로 인해 복구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파크골프장은 중랑구가 지난 4월 약 7억2000만원을 들여 조성했다. 총 9홀, 8248㎡ 규모다. 문제는 골프장이 들어선 중랑천변이 해마다 집중호우가 내릴 때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중랑천은 산책로가 잠길 만큼 하천이 불어나 출입이 통제됐다. 중랑천 수위가 올라감에 따라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내부순환도로 일부 구간 등 교통도 통제되고 있다.
중랑구는 하천 범람 때마다 골프장을 복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복원을 위해선 구 예산이 투입된다. 구는 매년 초 하천 시설물 유지보수를 위한 연간 단가 계약을 12억 정도로 편성해 왔다. 올해부터는 파크골프장 유지보수로 인한 집행액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장마 등으로 중랑천 둔치가 범람할 시에 매년 파크골프장 잔디를 복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랑천 파크골프장 둔치 범람 대책은 범람 시 부유물이 골프장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가동형 팬스를 설치한 것뿐이다. 이는 수동적으로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그물형 구조물이다. 이조차도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하천에 물이 불어나면 나무나 쓰레기, 풀 등이 많이 쏟아진다”며 “파크골프장에 설치된 경계 팬스 등에 이런 것들이 걸린다. 유수 흐름에 방해가 되는 시설물이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파크골프장의 재개장 시기는 미지수다. 중랑구청 측은 “비가 계속 오고 있어서 하천이 통제된 상황이다. 복구 작업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복구 시기와 복구에 투입될 구체적인 예산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홀이 복구가 될지는 추후 상황을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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