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랠리를 타고 급등세를 이어갔던 미국 주요 반도체주가 17일(현지시간) 일제히 폭락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수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도 반도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브로드컴과 퀄컴도 각각 7.91%와 8.61% 주저 앉았고,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델테크놀러지도 6.27%와 6.77%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텔만 장중 8%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 0.35% 상승 마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부문의 엄격한 무역 제한을 거론하며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시장을 흔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는 동맹국들이 자체적으로 대중국 제재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이들 나라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등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 등을 조금이라고 사용했다면 타국에 수출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전날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도 반도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대만이 미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6.81%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 증시에서 보인 주요 반도체주의 약세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를 달리고 있는 양대 반도체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3.60포인트(0.59%) 오른 41,198.0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93포인트(1.39%) 밀린 5,588.2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12.42포인트(2.77%) 급락한 17,996.92에 장을 마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