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맞아 함께 점심을 먹은 뒤 중태에 빠진 한 마을 주민 4명이 ‘식사 후 경로당에서 함께 커피를 마셨다’는 추가 진술이 나왔다. 이들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의 유기인제가 검출됐는데,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북 봉화군의 한 식당에서 함께 오리고기 등을 먹은 뒤 중태에 빠진 60∼70대 주민 4명에 대해 새로운 진술을 확보하고,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인근 전통시장 농약 판매점 등을 돌며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성분이 든 살충제 판매 여부 등을 확인하고, 관련 성분이 든 살충제를 판매하는 업체를 찾아가 판매 경로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내성4리 경로당에서 3시간 이상 현장 감식도 진행했는데, 중태에 빠진 주민 4명이 식사 자리에 참석하기 전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와 경로당에 주차된 차량들의 블랙박스도 확보한 상황이다.
앞서 초복인 지난 15일 오후 1시쯤 봉화군의 한 식당에서 함께 오리고기를 먹은 경로당 회원 40여명 중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2명은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후 이들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한 주민 1명이 뒤늦게 비슷한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이들은 의식이 없거나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찰은 해당 사건을 식중독 증세로 의심해 식당 업주와 종업원을 조사했다. 그러나 현재는 피해자들이 살충제 성분에 노출된 음식물과 장소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리고기가 아니라 음료나 반찬 등 다른 음식물에 살충제 성분이 들어 있었거나, 식당이 아니라 제2의 장소에서 범행이 일어났을 가능성 등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