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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무너지고 토사 쏟아지고…수도권 집중호우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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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중랑천이 물에 잠기자 천변의 체육시설물이 물에 잠겨 위태로워 보인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하루 내내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주택이 물에 잠기거나 하천이 범람하고 토사가 유출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17일 기상청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2분께 서울 종로구 창의문에서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왕복 2차로 도로에서 폭우로 토사가 유출됐다. 쏟아진 토사로 북악스카이웨이와 연결된 종로구 평창동 북악산로 안전펜스 일부가 무너졌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후 1시께 응급복구가 마무리됐다.

오전 9시40분께 서대문구 연희동에선 폭우로 담장이 무너져 도시가스관이 파손됐다. 도시가스 업체는 인근 빌라 3개 동의 가스 공급을 중단시켰다가 점차 재개했다. 구청은 토사를 치운 뒤 담장을 임시 복구 조치 중이다.

오전 9시50분께 은평구 구기터널 입구 인근에서 폭우로 흘러내린 토사에 침사지가 막혀 물이 옹벽을 넘어 도로로 흘러내렸다. 구청은 토사를 퍼내 약 40분 만에 조치를 마쳤다. 이에 앞서 오전 7시58분께 중구 퇴계로2가에서 남산1호터널로 진입하는 터널 입구 인근에 집중 호우로 나무가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크고 작은 침수 피해도 잇달았다. 오전 9시께 강동구 길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승강기에 빗물이 흘러들어 작동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승강기 내부에 사람 한명이 갇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구조했다.

17일 서울과 경기북부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중랑천의 불어난 물로 동부간선도로 전구간의 차량 통행이 4시간동안 금지됐다. 동부간선도로 통행이 재개되자 중랑구청 치수과 직원들이 중랑천변 통행로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강서구에선 배수지원 신고가 2건 있었으며, 영등포구에선 오후 한때 여의도샛강 인근 도로에 물이 차오르면서 출입이 통제됐다. 마포구 성산교 아래 불광천과 홍제천은 한때 범람해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값에 따르면 이날 들어 오후 5시50분께까지 노원구에 130.5㎜, 성북구 122.0㎜, 동대문구 107.0㎜, 강서구 98.5㎜, 강동구 98.0㎜, 중랑구에 93.0㎜의 비가 쏟아졌다. 수도권 지역에 이날 밤사이에도 시간당 강수량이 최대 7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북부도 이른 오전부터 쏟아진 빗줄기에 도로 곳곳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에서 당동IC로 진입하는 도로가, 오전 8시30분부터는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 시내 지하차도가 통제돼 출근길 차량이 우회 운행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서 1번 국도가 일부 물에 잠겨 차량이 침수 지대를 피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근길 전동차가 운행을 멈추는 피해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에서, 오전 8시30분부터는 망월사역∼의정부역 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됐다. 전동차 운행은 50분 만인 오전 8시50분께 전 구간에서 재개됐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집에 갇힌 시민이 긴급 구조되는 소동도 있었다. 오전 8시께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집 안에 물이 들어차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하고 무사히 구조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호우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현재까지 대피한 인원은 충북 1명, 충남 94명, 전남 280명, 경남 185명 등 총 560명이다. 경기도는 16일 오후 9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파주, 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기북부와 강원북부의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니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산사태, 토사 유출, 시설물 붕괴 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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