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돈볼카츠로 촉발된 더본코리아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이 가맹점주 간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연돈볼카츠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더본코리아 경영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일부 가맹점주들이 이로 인해 매출 하락 등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17일 홍콩반점·빽다방·역전우동 등 일부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가협 사무실 앞에서 협회의 거짓 보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은 옷차림으로 사무실 앞에 모인 50명의 점주들은 ‘악의적인 언론보도 가맹점만 죽어난다’, ‘전가협의 거짓보도 매출감소 책임져라’라고 적힌 팻말과 현수막을 손에 들었다.
이들은 “가맹점주를 위한다는 전가협의 악의적인 언론 보도와 갈등 조장으로 열심히 매장을 운영하는 저희와 같은 가맹점주의 존폐와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언론보도로 (더본코리아 브랜드가) 소란에 휩싸이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면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 왜 우리가 고통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가협은 누구를 위한 단체인가. 일부 가맹점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단체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단체인가”라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17년 동안 더본코리아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전가협의 보도 이후 매장 일 매출이 30~40% 정도는 하락했다”면서 “점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점포에서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느껴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홍콩반점을 14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이인영씨는 “제 나이가 이제 40대 초반이다. 홍콩반점은 제가 젊음과 열정을 다 바친 브랜드인데, 전가협의 보도로 브랜드 이미지가 이렇게 실추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발 벗고 나서게 됐다”며 “전가협은 더본코리아 브랜드가 평균 3년밖에 존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10년 넘게 홍콩반점을 하는 저는 2세 경영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가맹본부 매출이 9배 늘어날 때 가맹점 매출은 반토막 났다는 주장 역시 과거와 달리 소형 매장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고, 다른 가맹본부에 비해 운영 브랜드 수가 많아 가맹점 관리에 소홀한 점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홍콩반점의 경우 매출이 하락하면 수퍼바이저들이 원인 진단과 솔루션도 다 내려줄 만큼 관리가 철저하다”고 했다.
서울 지역에서 빽다방 매장 세 곳을 운영 중인 윤모씨 역시 “저는 다른 회사의 가맹점도 운영해 봤는데, 더본코리아만큼 세세하게 가맹점을 관리하는 본사가 없다”면서 “빽다방은 저처럼 다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많으신데 본사에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렇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날 모인 점주들은 전가협이 앞서 기자회견으로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집회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씨는 “큰 폭의 매출 하락을 겪는 점주분들은 전가협이 이를 보상해야 한다고 하고 계시지만, 우선적으로는 전가협의 공개적인 사과와 더 이상의 허위 보도를 않겠다는 약속을 받으려 한다”고 했다.
전가협은 이에 대해 “저희가 제기한 문제들은 모두 더본코리아가 공개한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를 분석해 이뤄진 것인데, 어떤 부분이 거짓이라는 것인지 명확히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저희 문제 제기로 인해 매출이 하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매출 자료 등을 가져오셔서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가협은 더본코리아가 정보공개서 등록제도 도입(2008년) 이후 50개의 외식 브랜드를 만들었으나 현재 25개만 생존해 있는 점. 가맹본부 매출액과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이 반비례 관계에 있는 점. 가맹점 매출액·영업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더본코리아의 사업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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