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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한 모텔에서 성폭행 목적으로 수면제 14일 치를 먹여 함께 투숙한 여성을 사망하게 한 7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열린 A씨(74)의 강간살인 등 혐의 공판에서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신상정보 고지,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A씨는 3월29일부터 4월3일까지 영등포구의 한 모텔에서 B씨(58)에게 5차례에 걸쳐 수면제를 몰래 먹인 뒤 A씨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텔 주인이 객실에서 숨진 B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오로지 성관계를 위해 B씨에게 14일 치(42정)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성이 없었고, 피해자가 수면제를 다량 먹더라도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면제를 복용했더라도 약효가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해 수차례에 걸쳐 나눠서 복용시켰다”며 “피해자를 죽이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면제를 단기간에 다수 복용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은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수면제의 양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가 세 번째 수면제를 먹은 뒤 미동도 없이 누워 헛손질하며 횡설수설하는 등 의식이 흐려졌음에도 재차 강간할 마음으로 3일 치 수면제를 다시 음료수에 타 먹였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은 앞서 2월에도 추가 성관계를 거부하는 B씨를 상대로 수면제 7일 치(21정)를 2회에 걸쳐 먹인 후 성폭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의 자백 외에 보강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B씨는 지난 4월3일 오후 숙박업소 객실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튿날 충북 청주시에서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그를 구속기소했다.
A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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