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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가해자와 분리 조치 없이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하는가 하면, 역으로 가해자로 내몰리는 이른바 ‘맞학폭’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15일 MBC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의 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은 지난 5월 같은 반 남학생한테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내일 네 신체 부위를 만져봐야겠다” “너네 집 갈 테니 같이 자자” “성관계를 하자”는 내용의 문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남학생은 학교 탈의실과 복도에서 여학생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학생은 학교 폭력 신고를 한 뒤 남학생과 분리 조치를 해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 그러나 여학생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학생이 학폭 신고를 하자, 남학생이 자신도 학폭을 당했다며 이른바 ‘맞학폭’으로 여학생을 신고했기 때문이었다.
남학생은 자신도 여학생에게 성희롱적인 말을 듣고 옆구리도 찔렸다고 주장하며 학폭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자 학교는 학폭 심의결과가 나올 때까지 남학생에게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사건 발생 보름 만에 학교에 나갔다 교실에서 남학생을 마주친 여학생은 등교를 포기했다. 불안장애로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여학생 아버지는 “남학생을 마주친 이후에 방에서 나오질 않고, 틀어박혀 있고 팔에도 자해를 한 흔적들이 있다”며 “성폭력 피해자고 피해자 부모인데 저희가 이제 전학을 가야 할 상황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학교 폭력 가해자로 신고되면 이렇게 ‘맞학폭’이라고 주장하는 게 대응 공식처럼 퍼지고 있다.
결국 자신도 학폭을 당했다는 남학생의 주장은 교육청 학폭위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남학생을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가정법원으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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