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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총선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프랑스 정부의 전기세 인상안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지매체 르파리지앙은 15일(현지시간) 조기 총선 등 정국 혼란으로 인해 오는 8월 1일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안이 전격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전기요금의 3분의 1은 에너지 사용에 대한 세금, 또다른 3분의 1은 전력회사의 마케팅 비용·직접적인 전기생산비용·전기구입비용 등이며 나머지 3분의 1은 공공전력인프라 사용 비용으로 이뤄져 있다. 모든 전력회사가 지불해야 하는 공공전력인프라 사용 비용엔 10만6000km에 달하는 고압송전선과 140만km에 달하는 중·저압송전선 이용료가 포함돼 있다.
프랑스에너지규제위원회(CRE)는 전기세 비중 중에서 공공전력인프라 사용 비용을 매년 새롭게 계산해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올해 새롭게 계산된 공공전력인프라 사용 비용의 인상폭은 4.81%다. 에너지부장관이 “오는 2040년까지 고압 송전선 투자에 필요한 금액은 1000억 유로(약 150조원)”라고 밝힌 것처럼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인상안에 따르면 한 가구당 전기요금이 한 달에 약 10~40유로(1만5100원~6만425원) 상당 오를 예정이었으며, 신규 인상폭은 당초 오는 8월 1일부터 전기요금에 반영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을 한 달도 채 앞두지 않고 인상안이 전격 취소됐다.
프랑스 정부가 인상안을 취소하고 현 전기요금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정국 혼란이 존재한다. 현 프랑스 정치계에 빚어진 혼란의 원인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 지난 6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가 나온다. 당시 선거에서 극우세력이 압승하며 지난달 9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국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조기 총선에선 유럽의회 선거 때와 달리 극우파인 국민전선(RN)이 143석을 차지하며 제3당으로 밀려났으며,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성향 정당이 163석, 좌파성향 연합인 NFP가 182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이 부재한 상황이 발생했다. 다수당 부재와 더불어 가브리엘 아딸 총리의 사직서 제출 등 조기 총선으로 인해 현 프랑스 정치계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러한 정국 혼란 상태에서 RN은 에너지비용에 대한 세금을 현 20%에서 5%로 인하하는 법안을 추진하며 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7월 초 이미 인상된 가스요금 인상으로 가계의 재정적 부담이 커진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안을 취소했다.
일단 8월로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안은 취소됐지만 일부 여론은 “공공전력인프라 사용 비용 증가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인데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인상안을 단순히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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