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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기 들끓는 中… 은행들 “거래 한도 하루 10만원” 극약 처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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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쑤모씨는 최근 월급 계좌의 일일 이체 한도가 500위안(약 9만5000원)으로 낮아진 것을 발견했다. 연간 이체 한도 역시 1만위안(약 190만원)에 불과했다. 쑤씨가 부랴부랴 은행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계좌에 있는 자금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한도를 늘리고 싶으면 은행에 직접 와서 신청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게 쑤씨는 일일 1만위안, 연간 20만위안으로 한도를 늘렸는데, 이마저도 평소 쓰던 것에 비하면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개인 계좌의 비대면 거래 한도를 줄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간편결제 등을 이용한 온라인 사기가 한 해에 60조원(지난해 기준) 넘게 발생하자 거액이 오고가는 것을 일단 막고 보자는 것이다. 특히 은행들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며 한도 조정의 구체적 기준을 밝히지 않으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당국도 시중은행들이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지도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 간편결제 앱 알리페이./앤트그룹 제공
중국 간편결제 앱 알리페이./앤트그룹 제공

16일 중국 계면신문, 동남조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동북쪽에 있는 랴오닝성 안산시의 안산은행은 최근 계좌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비대면 계좌 이체·인출의 한도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한도는 평소 거래 실적을 반영해 책정되는데, 대부분 기존보다 깎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도 제한은 모바일부터 현금자동인출기(ATM), 카드 결제단말기(POS) 등 은행 창구 밖에서 이뤄지는 이체·인출 등 모든 거래에 적용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랴오닝성뿐만 아니라 저장성·산둥성·산시성·허베이성·구이저우성 등 전국 각지 은행에서 나타나고 있다. 은행마다 관리 대상과 한도 조정폭도 다르고 구체적 기준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잔액 대비 거래 실적이 너무 적거나 많은 계좌 등이 집중 관리 대상으로 전해졌다. 6대 국유은행인 교통은행과 농업은행, 공상은행은 계좌 한도를 묶은 것은 아니지만, 실물 카드 없이 ATM에서 입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이외 휴면 계좌·카드를 해지하고, 1인 1계좌 규정 등을 도입하는 은행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한도를 깎고 보안을 강화하는 것은 온라인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모바일을 활용한 간편결제가 활성화돼 있고, 상인 등 낯선 사람과도 메신저 친구를 맺고 거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사기범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실제 중국 공안부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적발한 온라인 사기 사건은 43만7000건에 달한다. 사기가 끊이지 않자 중국은 지난 2021년 부처간 합동 플랫폼인 ‘국가사기방지센터’를 발족했는데, 이 센터가 지난해 압수한 사기 자금은 3288억위안(약 62조63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공안부가 잡아낸 사기 건수는 6% 줄었지만, 센터가 압수한 자금은 오히려 3% 늘었다.

중국 내 온라인 사기 유형은 다양하다. 지난달 공안국(경찰)이 발간한 ‘가장 흔한 온라인 사기 유형 10가지’를 보면, 최근엔 허위 쇼핑 사기가 특히 많이 발생한다. 해외구매대행 또는 파격 할인 등의 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며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개인 송금을 요청하는 식이다. 관세, 수수료 등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돈을 받아낸 뒤 연락을 차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금리·초고속 대출을 해주겠다며 예치금, 수수료를 요구하는 유형, 간편결제 계정이 동결 직전이라며 신용을 올리기 위해선 돈을 입금해야 한다고 속이는 유형 등도 흔히 발생하고 있다.

루페이펑 우정저축은행 연구원은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한도를 조정하고 카드 없는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사기가 빈번히 발생해 다수의 합법적인 권익을 훼손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는 계좌 보안 수준을 높이고, 온라인 사기 사건을 줄여 이용자의 자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6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농업은행은 최근 실물 카드 없이 ATM에서 입출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중단했다./EPA 연합뉴스
중국 6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농업은행은 최근 실물 카드 없이 ATM에서 입출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중단했다./EPA 연합뉴스

하지만 이같은 은행들의 비대면 이체·인출 한도 조정에 중국 소비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에서 은행을 직접 찾아 거래하는 이들은 노년층이 대부분이라 비대면 거래가 묶이면 불편함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 15일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에는 ‘여러 은행이 개인 계좌의 비대면 거래 한도를 조정했다’는 검색어가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자동차 월 할부금이 1만위안 정도인데, 일일 이체 한도가 딱 1만위안으로 묶였다”라며 “할부금을 이체하고 나면 각종 다른 생활비가 연체돼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어 매달 며칠에 걸쳐 직접 은행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금융당국도 이같은 논란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영은행 관계자는 “규제기관도 일반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검사, 감독 등을 통해 은행과 소통하고 있다”라며 “일선 직원들이 소비자와 원활하게 상담하고 소비자 불만을 줄일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은행이 비교적 명확한 기준에 따라 한도를 조정하길 바란다”라고 계면신문에 말했다. 하지만 계면신문은 “각 은행마다 리스크 관리 모델이 다르고, 한도 조정 기준이 명확히 발표될 경우 사기 유형도 그에 맞춰 발전할 수 있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전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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