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산업에서 5%가 채 되지 않는 시장 규모로 주목받지 못한 PaaS(서비스형 플랫폼) 분야가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235개 시스템에 도입된 것으로 나타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클라우드는 제공하는 서비스 및 환경에 따라 IaaS(서비스형 인프라), PaaS(서비스형 플랫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나눠진다.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로 대표되는 IaaS와 다양한 기업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SaaS와 달리 PaaS 분야는 참여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고 그만큼 시장 규모도 작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인 SaaS의 경우 특정 업체 플랫폼 종속 시 호환성이 보장되지 않아 플랫폼 변경 시 재개발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파편화된 상용 생태계를 연결하는 상호호환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국산 상용 PaaS 및 플랫폼 소프트웨어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2023년 기준 IaaS가 2조원, SaaS가 1.6조원 규모인데 반해 PaaS는 6800억원에 머물러 있다. 그것도 글로벌 기업들의 PaaS 비중이 76%에 이른다. 국내 PaaS 기업 규모만 보면 2000억원에 못미치며 이는 국내 전체 클라우드 시장에서 5%가 채 되지 않는 비중이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PaaS의 비중이 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K-PaaS’의 국내 공공 및 민간 도입 사례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OPA(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얼라이언스)가 국내 PaaS 기업이 정부의 표준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하는 ‘K-PaaS’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98개 기업‧기관이 235개 시스템에 이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K-PaaS’는 현재 적합성 인증을 받은 14개 민간상용 PaaS 및 플랫폼 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인 K-PaaS 표준모델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대표 클라우드 3사를 비롯해 삼성SDS, 나무기술, 오케스트로, 이노그리드, 티맥스클라우드, 맨텍솔루션, 크로센트, 인프라닉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의 제품이 포함됐다.
K-PaaS 도입 분야로는 금융이 54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교육(50개), 행정(36개), 제조(16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 부분에서는 국내 주요 은행과 카드사, 투자사 등이 K-PaaS 기반 시스템을 적극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과 민간 중 공공은 31.1%, 민간은 68.9%로 민간 분야가 공공 분야의 2배 이상 K-PaaS를 도입·활용 중이다.
OPA 최용태 사무국장은 “10년 전만 해도 K-PaaS 기반의 서비스는 물론 기업조차 거의 없다시피 했다. 글로벌 PaaS 기업들의 경쟁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도입사례를 늘려가고 있으며, 이는 국내 PaaS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K-PaaS 기업인 맨텍솔루션은 “국내 PaaS 기업 대부분은 R&D와 마케팅 여력이 부족해 개별 생태계가 파편화 돼 있다. 그렇다보니 글로벌 기업 대비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적합성 인증을 받은 우리 회사의 PaaS 솔루션이 K-PaaS로써 18개 공공 기관의 48개 정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만큼 정부에서 추진하는 PaaS 정책과 발맞춰 OPA를 중심으로 중소 PaaS 기업들의 파편화된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해서 공동으로 대항해 나갈 수 있도록 K-PaaS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태 사무국장은 “최근 들어 인공지능은 물론 양자컴퓨팅, 자율주행, 드론, 방위 산업 등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는 클라우드다. 안정적이고 순발력 있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PaaS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PaaS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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