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8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405′를 출시했다. 고물가 시대 편의점 빵이 인기를 끌자 자체 프리미엄 PB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베이커리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기존 양산 빵보다 월등한 맛으로 승부를 보자는 전략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베이크하우스405 시리즈는 출시 10개월 만에 1000만 개가 팔렸다. CU 빵 전체 판매량 비중의 30%까지 치고 올라왔다. 앞서 편의점 빵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연세우유 크림빵을 내놓은 CU가 자체 PB도 성공시키면서 편의점 빵 강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경쟁 상대는 편의점이 아니라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라는 생각으로 빵을 만들었다”
김고니(32)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상품기획자)는 지난 11일 조선비즈와 인터뷰하면서 베이크하우스405의 성공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베이크하우스405는 기획에만 3년 이상이 소요됐다. 앞서 2021년 처음 출시했던 프리미엄 PB빵 브랜드인 ‘뺑 드 프랑스’가 출시 반 년 만에 단종됐는데,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차기작에 공을 들였다.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이름에도 BGF리테일 본사 주소(강남구 테헤란로 405)를 넣었다.
김 MD는 “베이크하우스405로 편의점 빵의 새로운 경지를 열기 위해 노력했다. 싸구려 빵이란 인식을 깨고 좋은 맛과 품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빵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좋은 재료를 썼다”고 설명했다.
베이크하우스405의 목표는 양산 빵이 낼 수 있는 최고의 맛을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발품을 팔고, 수십 번의 시식을 거듭했다. 김 MD는 “하루에도 2~30번 빵을 시식하고, 최고의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황치즈 크루키 등 매우 트렌디한 제품을 고품질로 빠르게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MD는 베이크하우스405가 맛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 상생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유통 마진을 줄였고, 수작업으로 빵을 만들어 맛도 다른 대기업 양산 빵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이다.
CU는 편의점업계에서 유일하게 SPC 등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협업해 PB빵을 생산하고 있다. 베이크하우스405 빵 가격은 평균 2000원대로 시중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빵 대비 최대 50%가량 저렴하다.
그는 “빵을 만드는 작업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기업들은 이를 기계화하기보다 직접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서 빵의 맛이 더 뛰어나다”면서 “중소기업은 판로를 확보하고, 자사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서로 윈윈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명장이나 유명 제과업체와의 협업도 비법이다. 소프트롤링빵 제품은 이 빵을 최초로 개발한 일본 제빵사에게 직접 제조 기술력과 원물까지 전달받아 제작됐다. 최근엔 국가 공인 명장 중 한 명인 송영광 명장과 손잡고 그의 빵집인 ‘명장텐’ 인기 빵 4종을 베이크하우스405라인으로 출시했다.
김 MD는 “명장의 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10개월이 넘게 명장과 소통을 했다. 체감 반응도 뜨거운데 1차 고객인 점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베이크하우스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발주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CU 빵 매출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년 대비 CU 빵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1.7%, 2022년 51.1%, 2023년 28.3%, 올해(1월 1일~3월 17일) 27.5%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김 MD의 목표는 베이크하우스405 카테고리를 확장해 편의점 프리미엄 PB빵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현재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절반 정도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카테고리를 넓혀 기본 식사빵에서도 좋은 제품을 많이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유지하면서 편의점 빵 1인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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