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8인 ‘이재명 마케팅’ 열중
‘막말 공천 탈락’ 정봉주도 통과…
“지나친 편향성” 물밑 우려 확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영향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다양성이 실종된 채 지나치게 친명(친이재명) 호소전으로 흐르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크고, 강성 지지층이 대다수인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최고위원 후보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방법이 ‘친명 행동대장 자임’에 한정됐다는 해석이다. 당내에서도 “‘이재명 전 대표’만 이야기하는 지나친 편향성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경선 전후로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주제는 후보들의 과한 ‘친명 경쟁’이다. 행사가 끝났음에도 후보들의 메시지·비전 제시를 두고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는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전현희·한준호·강선우·정봉주·김민석·김병주·이언주(기호순) 등의 후보자가 본선 진출권을 가져갔다. 후보자들은 일제히 “이재명 인질을 구출하겠다”(민형배), “이재명 대표는 이미 변방 장수가 아니다”(김민석), “소년공 출신 이재명 대통령 시대 열겠다”(강선우), “이재명 대표가 직접 영입한 유일한 후보”(이언주) 등 일제히 표심을 잡기 위한 ‘이재명 마케팅’에 열중했다.
유일한 원외 후보로 예비경선을 통과한 정봉주 후보는 “현역 의원들은 탄핵을 말하기 불편할 것”이라며 “다시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고 끝장내는데 나를 던지겠다”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지난 22대 총선 당시 목함지뢰 피해자 조롱 등 막말 논란에 공천이 취소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이슈가 전국을 뒤덮었었다. 그러나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사이에서는 정책·비전 경쟁이 활발했으며 이 전 대표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둘러싼 찬반 양론도 뜨거웠다.
반면 현재 후보들은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곧 ‘이재명’임을 강조하며 ‘단일대오’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를 향한 과한 찬양이 남은 전당대회 분위기까지 일원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발언 수위가 지나쳐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에 악영향을 주는 등 지지율까지 출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유선 3%·무선 97% 혼합 ARS 방식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38.0%, 민주당 35.0%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2.0%p 상승했고, 민주당은 3.2%p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뭘 어떻게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최고위원 후보들이 하나같이 한목소리로 본인의 주장은 이야기하지 않고 이재명 대표만 부르짖는 모습이 그저 씁쓸했다”고 했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지나치게 편향되는 분위기를 국민이 어떻게 용인할 것이냐.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이 올 것”이라며 “민주당의 상식적인 사람들은 잔혹한 공천 학살사를 봤기 때문에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친명이냐 반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전 대표 수령 체제에 경쟁적으로 충성하는 철학이나 소신, 비전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민주당 지도부에 나오고 있다”며”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신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그들이 꿈꾸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에는 오히려 심각한 손해를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는 결과에 자만하고 이재명 개인 체제 공고화에 자신들의 권력적 욕심을 덧대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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