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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로 일본 현지에서의 씀씀이가 올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3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원화 대비로도 18년 가까이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4일 하나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당 카드사 상품 이용자가 일본에서 쓴 카드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체크·신용카드의 일본 현지 오프라인 이용금액은 4314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이용금액(2065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본에서 하나카드를 사용한 고객은 지난해 상반기 22만5507명에서 올해 상반기 42만7295명으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일본을 찾은 관광객도 1년 전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와 외항사의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을 분석한 결과, 일본을 오간 승객(출발·도착 합산)이 1217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846만명)보다 43.8% 급증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인 2019년 상반기(1122만명)보다 10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현지에서 고객 씀씀이도 두드러지게 늘어난 흐름을 보였다. 일본에서 1인당 이용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91만5745원에서 올해 상반기 100만9077원으로 10%가량 불어났다. 현지에서 지갑을 가장 많이 연 업종으로는 백화점(14.3%)이 꼽혔다. 이와 함께 이용금액 비중이 큰 업종은 식당(4.8%), 할인점(4.7%), 잡화점(4.4%) 등이 꼽혔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역대급 엔저 현상이 꼽힌다. 원·엔 재정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지난달 28일 100엔당 855원60전으로 2008년 1월 10일(855원47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엔화 약세 흐름 배경에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꼽힌다.
다만 단기 관점에서는 엔화 약세 흐름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서는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달러·엔 환율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와 일본은행의 추가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기는 하나, 정책이 급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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