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이준영 기자]
삼성전자 영상사업부에서 14년 동안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엔지니어 장씨(사망 당시 40세)가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사망 9년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15일 인권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2일 장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불승인 취소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장씨는 200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수원 사업장에서 TV 소프트웨어 개발과 불량 검사, 고온 테스트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5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극저주파 자기장 노출이 장씨의 백혈병 발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복지공단은 극저주파 자기장의 유해성을 부인했으나, 대법원은 작업환경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자기장이 발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는 반올림이 강조한 대로, 산업 현장에서의 전자파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적 판단이 확정된 중요한 사례가 됐다.
유족 측은 “산재를 인정받아 기쁘지만, 이를 위해 9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단의 무리한 상고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재로 인해 직장과 가족을 잃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노동자나 유족이 공단을 상대로 산재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 부분에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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