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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승리에 베팅하자”… 대세론에 금융시장 분주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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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이번 주 트럼프 승리에 베팅하는 거래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피격 사건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크게 오른 것 역시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깃발을 들고 있다. /AP
공화당 지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깃발을 들고 있다. /AP

13일(현지 시각) 오후 6시 15분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州) 소도시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도중 귀에 총을 맞았다. 이번 총격 사건은 1981년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은 이후 43년 만에 발생한 미국 대통령, 혹은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주먹을 쥐어 보이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끌어냈고, 해당 사진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많은 공화당 지지자가 피투성이가 된 트럼프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하고 있다”면서 “군중을 결집하는 트럼프의 강력한 사진과 영상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 나아가 트럼프의 전체 정치 경력을 정의할 이미지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강한 트럼프’ 이미지를 굳히며 트럼프 지지자들을 더 강하게 결속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닉 페레스 밴티지포인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 이후 여론조사에서 레이건의 지지율이 올랐듯이 트럼프의 지지율도 오를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트럼프의 압승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제 금융 시장도 이번 주 개장부터 분주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승리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주요 외신들은 예측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승리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 의료, 석유 산업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마치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에 대한) 공격은 시장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대형주와 같은 방어적 주식에서 일시적인 안전을 찾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켓 애널리스트 세바스찬 보이드는 “지난달 첫 TV 토론회 직후처럼 미국 국채와 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라고 했다.

유세 중 대피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유세 중 대피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국채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됐을 때도 금리가 가장 먼저 반응하며 상승했었다. 이번 피격 사건 이후에도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관세 인상과 이주 노동자 추방 등의 공약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장기 국채 수익률은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승했다”면서 “국채 시장은 트럼프의 재정 및 무역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 소재 기관투자자 전용 자산운용사인 탤백큰캐피털 어드바이저의 CEO인 마이클 퍼브스는 “트럼프의 승리는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감세, 관세 인상,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의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퍼브스 CEO는 “트럼프 정권 아래에서 그가 공약했던 일들이 발생한다면, 채권 시장의 후방에서 훨씬 더 큰 매도가 일어날 것”이라며 “올해 채권이 주식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국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거 풀린 유동성에 의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보다 높은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장기채 금리가 빠르게 올랐고, 단기채와의 금리 차이도 좁혀졌다. 지난달 TV 토론 이후 미 국채 30년 물과 2년 물의 금리 격차는 마이너스(-)30bp(1bp=0.01%P)에서 -6bp로 줄었다.

가상자산 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가상자산 산업에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스스로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다만 피격 사건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탈 널리지의 창립자인 아타 크리사풀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확실하게 선두를 잡고 있었고, 이번 사건은 그 지위를 굳건히 할 뿐”이라며 “이것이 시장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탈바켄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퍼브스는 블룸버그에 “지수는 이벤트가 아닌 수익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실한 대선승자로 자리매김하면 일부 주식들은 추가적인 상승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피격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에서 70%까지 크게 높아졌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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