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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전 노리나? 트럼프 총격 규탄하며 지지자들 의회 폭력 사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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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격과 관련, 정치적인 과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지난 2021년 강성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의사당 폭력 사태를 언급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 연설에서 “어제(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서의 총격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한 발짝 물러나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는 이런 종류의 폭력이 있을 곳은 없다. 어떤 폭력도, 어떤 시대에도 예외는 없다. 이런 폭력이 일반화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 지난 2021년 1월 6일 강성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해 발생했던 의회의사당 공격 사건을 예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의원들이 표적이 되어 총을 맞은 것이나 지난 1월 6일 폭력 조직이 의사당을 습격한 것,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배우자에 잔혹한 공격, 선거 관계자에 대한 정보와 협박, 주지사에 대한 납치 음모에 이어 트럼프에 대한 암살 미수까지 폭력은 결코 해답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은 2020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 의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 무장한 채 건물 내부로 진입했고, 이로 인해 경찰관 1명을 포함 5명이 사망했다. 이후 관련자 11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이 중 110명 이상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오전에 백악관 앞에서 가졌던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의사당으로 가라”라고 선동하면서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를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고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다음날인 1월 7일 오후 당시 트위터의 본인 계정에 “의회에 침입한 시위자들은 미국 민주주의를 더럽혔다. 폭력과 파멸을 행하는 사람들, 당신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지 못한다”며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트럼프 강성 지지자들의 의회 의사당 사건을 꺼내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시 태도를 떠오르도록 한 것을 두고, 트럼프 총격으로 불리해진 정치적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정치에서의 과열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우리는 적이 아니고 이웃, 친구, 동료, 시민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미국인 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이 미국의 “가장 어려운 목표”라며 “함께 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들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건국의 아버지들)은 열정이 가지는 힘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성과 균형을 통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막을 수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그것이 바로 미국이 되어야 하는, 논쟁이 선의로 이뤄지는 미국 민주주의이며 법치가 존중되는 미국 민주주의다. 품위와 존엄성, ‘페어플레이’가 살아 숨쉬는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모든 사람들은 존엄과 존중을 받아왔고, 증오는 있을 곳이 없어야 한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말만 믿고 허위 정보가 만연한 곳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는 절대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불협화음은 불가피하고 미국 민주주의는 본성의 일부이지만, 정치는 문자 그대로 ‘전쟁터’가 되거나 신이 금지하는 살상의 장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가 넉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자가 아무리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더라도 절대 폭력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주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그들이 저의 (대통령 재임 성과) 기록을 비판하고 이 나라에 대한 그들만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총알이 아닌, ‘배틀 박스'(battle box)에서 서로의 차이점을 해결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대통령은 정치적 이견은 투표함(ballot box)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배틀’이라고 말하면서)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 연설은 집권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기간 중 두 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세 번만 실시했을 정도로 최근 대통령의 집무실 연설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백악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과 이 사안이 미칠 영향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과 관련한 집무실 연설을 가졌다. 그의 집무실 연설은 집권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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