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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정한 전공의 복귀·사직처리 시점이 닥쳤지만 전공의의 복귀 움직임은 요원하다. 이들의 공백으로 생길 의료 현장의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수련병원은 전공의의 복귀·사직처리를 15일까지 완료하고, 오는 17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9월 전공의 모집 인원을 파악해 신청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은 15일 정오까지, 다른 수련병원들은 같은 날 자정까지 복귀 의사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당초 이들이 정부에 복귀 조건으로 내건 ‘의대 정원 증원’을 원점에서 손보지 않으면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최근 일부 전공의들이 텔레그램을 이용해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 학업에 참여한 의대생 명단이 돌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전공의가 무응답 상태로 끝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결국 수련병원은 사직처리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기준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1만3756명 중 1094명으로, 8.0%에 불과하다. 나머지 전공의가 전부 사직 처리될 경우 이미 5개월째 지속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의 업무는 더욱 과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복귀자가 있어도 필수의료과가 아닌 인기과에 치중될 것을 우려한다. 또 당장 내년 초 실시되는 전문의 자격시험의 파행으로 모든 병원 신규 전문의 공급도 끊기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련병원의 전문의·간호사·행정인력의 신분은 더 불안해지고, 약국·제약사의 고통도 커질 전망이다. 이미 장기화된 의료공백 탓에 올해 간호학과를 졸업한 간호사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상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간호사 A씨는 “전공의 없는 지금은 현장에 남은 우리가 희생해 잡다한 업무까지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간호사 B씨도 “원래 인턴이 하던 업무가 간호사 업무로 넘어온지 오래다. 간호 인력 충원을 해줘도 트레이닝을 또 해야하니 버거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응급·중증 환자다. 상급종합병원에 남은 전문의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를 상황과 더불어 필수의료과에 대한 기피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 이상 파격적 완화책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미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면허 정지 행정 처분을 철회하고, 9월 모집에 복귀할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특례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전공의가 기존 수련병원과 같은 권역으로만 지원하도록 제한해달라는 수련병원협의회의 요청을 검토 중이다. 비수도권 병원 전공의가 ‘빅5’ 등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11일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전공의 지원) 권역 제한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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