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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사·공 모두 최저임금 제도 개선에 공감하고 있지만, 진단과 처방이 제각각이어서 ‘공염불’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14일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결정한 후 올해도 합의가 아닌 표결로 최저임금이 정해진 데 아쉬움을 토로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같다. 문제는 노·사·공의 해법이 서로 달라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 구조의 문제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공익위원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은데다 정부 임명이다보니 정부 ‘편향성’을 드러내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한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노동계와 경영계가 생산적인 토론보다 ‘힘 자랑’만 하면서 파행이 반복되는 데에 영향을 준다.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만들어야 하지만 노사가 내놓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 역시 ‘제 논에 물대기’식이라는 지적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을 제시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비혼 단신근로자 생계비’와 임금실태 분석, 최저임금 적용효과 실태조사 결과 등을 심의 기초자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노동계는 ‘가구 생계비’를, 경영계는 비혼 단신근로자 중에서도 ‘저임금 근로자 생계비’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업종별 구분 적용 등을 놓고도 노사 입장은 판이해 올해 심의 기간의 상당 시간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도 못했다. 이런 탓에 가장 중요한 최저임금 액수에 대한 논의는 단 세 차례에 불과했다. 또 정부는 지난 2019년 최저임금위원회를 전문가만 참여하는 구간설정위원회와 노·사·공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지만 이 역시 노동계의 반발로 진척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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