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중대한 위헌·위법한 하자가 존재한다”며 소속 법사위원들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위원 전원은 12일 헌재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민청원 청문회를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청문회 단독 추진에 위헌적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지난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협의 없이 청문회 실시계획서 및 증인출석 요구서를 단독 처리해 여당 법사위원들의 국민대표권, 안건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지에 대해 “법사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청원을 상정하고 가결을 선포한 일련의 행위는 절차적으로도 중대한 위헌·위법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대통령 탄핵 요청에 대한 청문회 개최 의결 건에 대해 원천무효임을 조속히 선언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민주당의 증인 출석 압박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194건의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는데 83%가 폐기됐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관심도 없었던 청원을 갑자기, 소위원회 심사도 없이 바로 위법적 청문회를 열겠다고 결정한 것은 탄핵소추절차를 밟겠다는 명백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증인출석 요구를 보내기 위해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한다고 한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다”며 “스토킹에 가까운 갑질”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청문행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날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청문회 출석요구서 수령을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수령을 거부했지만 민주당은 출석요구서 송달이 완료됐다고 보고 오는 19일과 26일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목요일(11일) 오전에는 (출석요구서를) 대리수령하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실이 다시 또 오후에 수령을 안 받겠다고 입장을 번복하며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마지막 송달일인 오늘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출석요구서 송달을 촉구한 이들은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첫 번째 청문회(19일)의 증인인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등 총 7명이다. 김건희 여사는 오는 26일 열리는 두 번째 청문회 증인이라 이날 송달 대상에선 제외됐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요구서는 증인 출석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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