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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대상 ‘교사 성범죄’ 6년간 448건에도 현황관리 미흡…대책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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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한 중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뉴시스]<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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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한 중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최근 초·중·고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교육당국이 제대로 된 현황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학생 대상 성범죄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초·중·고 교원(강사·코치 포함)이 자행한 학생 대상 성범죄는 448건이다.

다만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2019~2021년 발생 건수 및 유형별 가해 건수 관련한 자료가 없어 이번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 당선된 신임회장이 과거 제자와의 부적절한 편지로 사퇴하고 대전에서 한 여교사가 동성 제자들과 부적절한 교제 관계를 가지는 등 그루밍 범죄로 의심되는 교사들의 성비위가 잇따르자, 진 의원실이 전국 교육청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생대상 성범죄는 경기가 89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서울 82건, 광주 44건, 전남 33건, 충남 28건, 대전 27건, 부산 22건, 경남 20건, 경북 18건, 강원 17건, 충북 15건, 인천 12건, 대구 11건. 전북 10건, 울산 9건, 제주 7건, 세종 4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성희롱이 239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성추행 133건, 성폭력 31건, 기타(사이버, 불법촬영 등) 12건 순이다.

특히 문제는 지난 2019년 100건이었던 교내 성범죄 발생건수가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등교가 어려웠던 지난 2020년 52건으로 감소한 후 지난 2021년 59건, 지난 2022년 91건, 지난해 111건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진 의원실에 따르면 교원이 저지른 성범죄 가운데 상당수는 ‘그루밍 성범죄’로 추정되고 있다. 교원이라는 지위와 위력을 사용해 학생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상태로 범죄를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7개 시·도 교육청이 제출한 가해 사례를 살펴보면, 교사가 제자와 교제한 사례, 학생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사례, 교사가 학생에게 옷과 음식을 사주겠다고 하고 손을 만진 사례, 수업 중 초등학생인 학생에게 사랑한다고 귓속말을 하는 등 강제추행한 사례 등이 기록됐다. 이는 전형적인 그루밍 범죄로 추정된다고 진 의원실은 분석했다. 

이처럼 교원에 의한 학생 대상 성범죄는 그루밍 범죄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은 교내 성범죄 현황을 별도 관리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방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등 현행 법률에 따라 교내 성범죄는 여성가족부에게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아직까지도 교육부가 제대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진 의원은 현행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 기본법’상 유초중고등학교 및 대학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과 재발방지대책을 교육부 장관에게도 제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진 의원은 “학교현장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교원의 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성범죄 예방 교육 및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적 지배 후 성범죄로 이어지는 그루밍 성범죄의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학생도, 가족도 학생이 성범죄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심각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법상 교육부 장관이 성범죄 발생 현황을 보고받는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안일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교내 성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대해 교육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본보에 “그간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 기본법’에 따라 교육부가 직접 관리 근거가 없던 것은 물론 성폭력, 성희롱 등의 사건은 예민한 사안이다 보니 최대한 제 3자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만 맡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이 교내 성범죄 사건과 재발방지대책을 교육부 장관에게도 제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발표한 만큼, 법이 개정된다면 교육부도 적극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원단체는 이 같은 진 의원실 통계에 “왜곡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조사 대상이 ‘교사’뿐이 아니라 ‘전체 교직원’이며, 강사까지 포함했는데, 이는 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이 일으킨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교사’만이 저지른 범죄처럼 보이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숫자가 많아 보이기 위해 1년 평균 74건이 아니라 기간을 6년으로 정하고 합산해 448건으로 발표했다”며 “학교 직원의 수를 고려하지 않고, 448건이라는 절대적인 수치를 제시함으로서 0.014%의 낮은 범죄율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들은 입법 기관이 학교 현실을 모른 체 악의적 통계 왜곡으로 교사의 도덕적 문제인 것처럼 부각해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입법의 목적 이전에 교육을 망치는 행위라며 진 위원에 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건강한 교육 회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 줄 것을 촉구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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