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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이던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소프트뱅크가 사실상 네이버 색깔 제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 CPO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동시에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자본 관계 재검토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데자와 대표는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결산 설명회에서 “보안 거버넌스의 개선과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를 1명 줄이는 대신 사외이사를 늘려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춘다”고 이사회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행정지도를 벌이면서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자 이사회를 개편한 것이다.
기존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신 CPO는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이번 변경으로 6명이 되는 새 이사회는 모두 일본인으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신 CPO가 스톡옵션 행사 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보유한 라인야후 스톡옵션 약 3000만 주를 포기한 것을 두고 라인야후 경영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신 CPO와 함께 오케타니 다쿠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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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자와 대표는 이날 라인야후가 사실상 네이버에 대해 모회사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라인야후)가 통제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인야후가) 대주주이자 업무 위탁처인 네이버에 강하게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한국의 자본이어서가 아니라 위탁처가 대주주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포함한 향후 해외 사업 방향을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를 놓고 논란이 커지자 한일 양국 정부는 진화에 나서면서 당장은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7일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내용은 안전 관리 강화와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과 투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네이버가 라인야후에 대한 경영권을 축소하지 않는 대신 기존에 내놓은 보안 대책을 개선·강화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라인야후가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취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네이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이데자와 대표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위탁처(네이버)와 자본적인 지배 관계에 있는 데 대한 재검토’”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탁처에 자본의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A홀딩스로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A홀딩스에 50%씩을 출자하고 있다. 네이버 내부에서는 일본 정부의 요구에 따라 지분을 조정할 경우 라인 메신저를 사용하는 태국 등 해외 국가에서도 유사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라면서 “이것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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