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이태원참사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맞는 첫 번째 어버이날,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분향소 앞에 모였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거리에서 맞는 2번째 어버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협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5월 8일에도 카네이션 행사를 했는데, 유가족들이 행사 이후 한 달여의 시간을 힘들게 지냈다”며 “고통스럽고 아팠던 기억 때문에 오늘 도저히 참석을 못하겠다고 하신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이태원참사를 의미하는 보라색 겉옷을 입고 분향소에 모인 유가족은 7명뿐이었다.
이 위원장은 “힘들고 아픈 어버이날 행사지만, 이번 어버이날은 지난해와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지난 1년 6개월 동안 거리에서 수없이 많은 고통을 감내하며 힘들게 싸워온 부모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감사의 카네이션을 달아준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약속의 시간”이라며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진상규명이 되는 그날까지 꼭 같이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희생자 고(故) 이상은씨의 아버지 이성환씨는 “어제 퇴근길에 카네이션 꽃다발을 들고 가는 아이들을 보며 너무 가슴이 아리고 저리고 먹먹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출근하는데 아빠 아빠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까마귀 울음소리인데 아빠 부르는 소리로 들린다”며 “이 자리에서 울지 않으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하나뿐인 딸 방에 들어가 한참을 울고 나왔는데 또다시 눈물이 난다”며 얼굴을 쓸었다.
이씨는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하지만 우리 아이는 살아 돌아올 수 없다”며 “그래도 용기를 내 본다. 여기 계신 젊은 청년들을 우리 아들 딸이라 생각하고 우리 아이가 남긴 소명이라 생각하고 좋은 세상 만드는 데 한 발짝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본소득당, 청년진보당, 진보대학생넷 소속 30여명의 청년들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다는 순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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