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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 빌딩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의대생 A 씨가 범행 도구를 미리 구매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계획범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강남역 인근의 한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A 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했을뿐더러 경동맥 등 급소를 찔러 살해 의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자창에 의한 실혈사’로 확인됐다. 흉기에 찔려 사망했음을 의미한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A 씨는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능에서 만점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사람인데 살인이 문제될 것이라는 점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옥상으로 피해자를 불러냈다는 것으로 봤을 때 계획성이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달 6일 경기도 화성에서 미리 범행 도구인 흉기를 구입하고 서울로 와 피해자 B 씨를 범행 장소인 건물 옥상으로 불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 옥상은 평소 문이 열려 있고 별다른 제지가 없어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했던 공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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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 씨의 ‘신상 털이’가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체포 직후 A 씨가 서울 소재 유명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A 씨의 개인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특정되기 시작했다. 이후 A 씨의 이름, 학교 등 개인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앞서 ‘수능 만점자’로 이름을 올린 언론 보도와 그가 작성한 합격 수기 등이 누리꾼들에 의해 게시되기 시작했다.
A 씨가 재학 중인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A 씨의 평소 평판 등에 대한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익명의 한 게시자는 “이미 기수 열외된 XXXX 한 명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냐” “난 현재 본과 4학년인데 (A 씨가) 지난해 실습 때 다른 사람들한테 있는 대로 피해 끼치고 다녀서 사람 취급 못 받았다” 등 폭로를 이어갔다. 이 외에도 A 씨의 메신저 아이디까지 확산되며 개인정보 유포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와 같은 의대를 다닌 C 씨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래 졸업을 했어야 하는 학번인데 유급을 해서 현재 졸업 학년인 것으로 안다”며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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