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1년 만에 47위에서 62위로 15계단 떨어졌다. 총 5단계로 분류하는 언론자유 환경 역시 ‘양호함’에서 3단계인 ‘문제있음’으로 내려왔다. 이러한 문제를 국내 방송사들은 심각하게 보고 있을까. MBC와 JTBC 등 일부 방송사를 제외하고는 각사 메인뉴스에서 이 소식을 다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전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 지난 3일 JTBC는 뉴스룸 <‘한국 언론자유’ 곤두박질…“명예훼손 기소 위협 받고 있다”>란 리포트에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조사 대상 180개국 중 62위로 집계됐다”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41위까지 올랐던 언론자유 지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22년 43위, 2023년 47위로 차츰 하락한 데 이어 올해 62위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JTBC 보도를 보면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 언론이 정치인과 정부 관료들,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몇 년간 개선된 여러 국가에서 다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며 몽골과 말레이시아 사례와 함께 거론했다. 이어 “‘정치권 양극화로 우리 편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언론이 비난을 받고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추진, 기자 대상 명예훼손 고발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언론 자유 지수 ‘한국 62위’…15계단이나 추락>,
MBC는 티보 브뤼탱 국경없는기자회 부국장이 “기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 자기검열이나 법적인 제재 없이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을지 크게 우려된다”, “공영방송 경영진을 임명할 때 정부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편집권의 독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정치 권력, 즉 정부와 정당 등이 오늘날에는 기자들의 임무 수행과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 등이라고 지적한 것을 전했다.
MBC는 또한 “국경없는기자회는 올해 들어서도 한국의 방송통신심의위와 선거방송심의위 등이 비판 언론을 표적 징계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면서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국의 알렉산드라 비엘라코브스카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가짜뉴스’를 막겠다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현 정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임명한 위원장이 이 정책을 옹호하며 추진하고 있다”거나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에 대해 “민주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나라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유감스러운 위협입니다. 이런 협박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매우 명백하기 때문에 뭐라고 논평할 필요조차 없다”고 한 지적도 함께 전했다.
두 방송사가 메인뉴스에서 언론자유 문제를 비중있게 다룬 것과 달리 KBS는 3일과 4일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그 외에도 SBS ‘8뉴스’, TV조선 ‘뉴스9’와 ‘뉴스7’, 채널A ‘뉴스A’, MBN ‘뉴스7’에서도 해당 기간동안 이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한편 MBC는 지난 3일 뉴스데스크에서 EBS 부사장으로 임명된 김성동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이날 오전 구성원들에게 막혀 출근을 하지 못한 소식도 전했다. MBC는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관련 리포트 두꼭지를 전한 뒤 <“윤 취임식 무지개 보는 설렘”‥EBS 부사장 첫 출근 무산>란 리포트에서 “현 정부 들어 2년 넘게 비어 있던 자리에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의 외부 인사가 전격 낙점되자 구성원들이 출근을 막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정치적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칼럼과 특정 종교 미화 기사를 썼던 전력 등이 논란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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