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메인뉴스가 월별 시청자수에서 KBS를 제쳤다. 지금껏 신뢰도에 부침은 있었지만 수십 년간 압도적 시청자수를 보여줬던 KBS가 월별 지표에서 1위를 빼앗긴 장면은 상징적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시청자수(수도권 전 연령대, 개인 기준) 집계에 의하면 MBC 메인뉴스 시청자수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 40만을 겨우 넘겼고, TV조선에 3위 자리까지 위협받았다. 하지만 그해 7월 <대통령 나토(NATO) 순방에 민간인 동행...1호기까지 탑승?> 단독보도와 9월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대통령 발언 보도 이후 정부여당이 MBC를 상대로 강경 대응에 나서자 시청자수가 증가했다. 이후 지난해 SBS 메인뉴스와 2~3위를 오가며 경쟁했다.
전환점은 총선이었다. MBC는 4월10일 선거 당일 메인뉴스를 146분 편성했는데, 전날 61만명이었던 시청자수가 이날은 148만 명을 기록, 폭발적 증가를 보였다. 수도권 시청자들이 여당의 총선참패를 MBC와 함께한 것. 같은 날 KBS 메인뉴스 시청자수는 85만명, SBS는 76만명이었다. 총선 이후에도 4월16일 등 MBC가 KBS를 앞서는 날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 결과 4월 시청자수에서 MBC가 66만6500여명을 기록, KBS(64만5200여명)를 앞섰다. 20-49 시청자수에서는 MBC가 18만9700여명으로 9만3200여명의 KBS를 두 배 이상 차이로 압도했다.
물론 총선 특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에 비판적인 시청자들이 MBC로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MBC 시청자수는 정부 지지율이 하락할수록 계속해서 상승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를 통한 방송뉴스 시청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MBC뉴스 유튜브 채널 조회수가 KBS를 비롯한 타사를 여유있게 앞서며 수년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MBC뉴스의 영향력은 고정형TV 시청자수에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정부여당이 MBC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KBS는 박민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11월 시청자수가 하락한 뒤 회복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KBS는 지난 2월 대통령과의 녹화 대담 당시 박장범 ‘뉴스9’ 앵커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을 ‘파우치’로 부르며 큰 논란에 휩싸였고, 앵커 하차 청원까지 등장했으나 앵커 교체는 없었다. KBS 하락세를 두고서는 KBS가 중립적이라고 봤던 중도층이 돌아선 것이라는 해석과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사건 등 KBS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해석, 주말 뉴스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한 결과라는 해석이 있다.
한편 최근 1년간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수에서 TV조선은 종합편성채널 가운데 1위였고 채널A가 2위, MBN이 3위, JTBC가 4위였다. 지난 4월 TV조선‧채널A‧MBN의 시청자수가 모두 하락한 반면 JTBC는 소폭 상승한 대목이 눈에 띈다. 지난 1년간 20-49세 시청자수는 JTBC>MBN>TV조선>채널A 순이다. 미디어오늘은 뉴스 후반부 지역민영방송 뉴스로 전환하는 SBS 메인뉴스의 특성을 고려해 공평한 지표를 적용하고자 메인뉴스 시청자수 표본 지역을 수도권으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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